선불통화권 사업 정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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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카드 등 선불통화권 발행에 사전심의제가 도입된다. 수백종에 이르는 선불통화권이 액면가 속임수 및 발행 사기수법의 대상이 되자 당국이 직접 정비에 나선 것이다.

11일 정보통신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갖고 최근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선불통화권(선불카드·무료통화권) 문제에 인식을 같이하고 사업자의 발행에 앞서 사전 심의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불통화권이 사회 문제화된 것은 이른바 히든요금(인쇄된 금액보다 적게 통화하거나 빨리 금액을 소진하게 유도하는 업계 관행)이나 과금단위 임의 변경(1분 과금 → 50초 과금), 과장광고, 접속불량 등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불통화권은 지난 99년 상품권법 폐지 이후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발행해왔다.

당정은 우선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 및 민간이 공동으로 선불통화권공동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내 사무국을 설치해 080 회선 계약단계에서 선불통화권 발행계획 등을 사전 심의하도록 결정했다.

선불통화권공동위원회는 기간·별정통신사업자 각 5개 사업자와 민간위원 3인으로 구성하고 080 회선 관련 약관에 따라 사전 심의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선불통화권 발행량 등에 대한 보고도 주기적으로 해당 체신청에 하도록 했다.

선불통화권동동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별정통신사업자의 선불통화권에 대해서는 인증로고 부착 등 자율인증제를 마련, 시행할 예정이다. 또 유통과 이용단계에서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통화권에 과금단위·요금·잔액 확인방법·서비스 제공 주체 등의 표기를 의무화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금지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10조의5)에 이 같은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 피해 사후구제를 위해 만든 보증보험 의무 가입제도(선납비용 5분의 1)를 개선, 실제 발생하는 이용자 피해 금액과 보험금액에 차이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여당의 방침에 대해 통신업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선불카드로 인한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이르지만 마땅한 자정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히든금액 등은 업계 스스로 인정하는 대표적인 통신사기 수법이기 때문에 이를 뿌리뽑을 근거가 마련됐다는 것.

별정통신사업자 단체인 한국텔레포니연합회 관계자는 “상당수 별정사들이 서비스를 위해 충분한 회선도 확보하지 않고 통화권을 대규모로 발행해 판매만 하고 사라지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며 “그러나 이번 조치가 사업자 간 공정경쟁을 해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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