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가 미래다](끝)시리즈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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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산업의 성장동력화에 따라 문화기술(CT) 육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열린 캐릭터페어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가상현실을 체험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개월간 진행한 연중기획 ‘CT가 미래다’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전자신문이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이번 기획은 콘텐츠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기반이 되는 문화기술(CT)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촛점을 맞췄다. 본지는 연중기획을 마무리하며 기획의 성과와 향후 CT의 방향과 대책 등을 점검한다. 또 해외 선진CT현장을 둘러본 조사단의 보고회를 소개한다.

 

“CT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본지의 ‘CT가 미래다’ 연중기획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명칭조차 애매했던 CT를 명확히 하고 정책수립과 R&D에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CT가 발딛고 있는 위치와 정부의 지원정책, 앞으로의 CT개발 목표와 정부의 지원방향 등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반향을 이끌어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되는 CT연구와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은 현재 우리나라 CT 환경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환경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데서 출발했다. 국내 업체의 CT 관련 R&D 투자 규모는 미국·일본 등 해외 유수의 대형 문화콘텐츠 업체의 R&D 투자에 비해 극히 영세하다.

일부 온라인게임업체 등은 대규모 R&D 투자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소규모 업체는 자금 및 기술 인력의 부족으로 기술개발이 한계에 달했다.

 이에따라 CT분야별 전략제품을 설정하고 핵심기술을 개발해 문화콘텐츠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화 및 문화산업강국을 견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CT분야 전문연구기관이 부재하고 기술편향적인 개발의 결과로 업계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적용 및 콘텐츠 수요반영이 어려운 현재의 문제점을 타개해야 한다.

 또 법제도적으로도 CT의 정체성 확립 관련 기술의 특허 출원 및 이전, 관련 인력양성, 통계작성 등 체계가 시급히 갖추어져야 과제로 보고 있다. 학문의 벽을 넘어선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CT조사단이 방문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경우 예술과 IT를 접목, 세계적인 CT 전문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인문학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인문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융합학문인 CT을 육성, 인문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CT가 인문학을 되살릴 촉진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CT의 연구가 현장 수요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은 CT종사자들이 주의깊게 들어야할 대목이다. 대부분 시장 및 현황조사없이 기술이 개발되다 보니 수요가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 정부에서는 업계가 필요로하는 CT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황준석 문화부 문화기술인력팀장은 “내년에는 현장 수요에 맞는 CT와 인력을 육성하는데 정책의 촛점을 맞출 것”이라며 “사장되는 기술이 아니라 활발히 이전이 이뤄질 수 있는지가 1차적인 고려대상”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T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한 분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IT인프라와 인력, 정책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면 CT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중기획을 통해 국내 CT의 현주소가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본다”며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CT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 해외 CT조사단 결산보고 대회

지난 27일 역삼동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CT가 미래다’ 연중기획의 일환으로 해외선진 CT현장을 둘러본 CT조사단이 보고회를 개최하고 소감 등을 나눴다. 본지를 비롯해 연중기획 관련기관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7월 3차례에 걸쳐 유럽·미국·일본에 조사단을 파견, 해외 선진 CT현장 실태조사를 벌인바 있다. 보고회 참석자들은 해외 CT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국내 학계와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참석자들은 해외의 경우 기술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한 후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느낌을 밝혔다.

 유럽조사단을 이끈 이경학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는 “영국 3C리서치의 경우 CT는 문화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며 “이러한 철저함 때문에 산업현장에 곧바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CT의 경우 학제간 교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실감한 것도 이번 탐방의 결실로 꼽혔다.

 황보택근 미국조사단장(경원대 교수)은 “카네기멜론 ETC의 경우 사고의 영역이 자유롭고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며 “학문의 영역구분없이 자유롭게 연구가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CT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에 다녀온 이재홍 서강대 교수는 “일본 정부의 문화콘텐츠 보호정책은 안정된 콘텐츠 개발로 이어지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며 “문화콘텐츠가 글로벌화, 국제화로 자국 문화의 수출과 달러 박스로 연결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럽탐방에 동행했던 설기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인력기술본부장은 “CT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한 선진국과 정부 주도로 투자가 이뤄지는 우리나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정부·기업·투자자 모두가 참여하는 CT펀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국내 CT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미니인터뷰>

△이경학 단장(유럽조사단·청강문화산업대 교수)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를 인정하고 이들을 CT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융합해야한다.”

유럽 CT현장을 둘러본 이경학 교수는 지금처럼 기술을 위한 기술개발, 장르위주의 기술개발, 특정 전공 위주의 CT로는 미래에 대한 보장이 매우 불투명하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CT가 되어야 한다”며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우리에게 통하는 CT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CT포럼이나 CT학회 등을 통해 다양한 연구자들을 포용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전공을 배경으로 하는 학자, 전문가, 예술가 등이 공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보택근 단장(미국조사단·경원대 교수)

“산학의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자.” 황보 택근교수는 미국학교 내에 연구소나 기술개발 부서가 입주하고 학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점을 국내에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고 창의력있는 아이디어는 상품으로 유도하고 창업을 유도하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력 양성기관이 기업체가 원하는 인재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체 탐방 수요 조사 △전시회 참가 △기업체 초청 파티 개최 등 기업체와 현장 밀착 경영하는 점을 높이 샀다.

 또 황교수는 “미국의 경우 MIT미디어랩을 비롯 많은 기술 선도 기관들이 콘텐츠기술의 방향을 정립하고 기술적 리드해 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이러다할 CT연구기관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재홍 단장(일본조사단·서강대 교수)

“거국적인 콘텐츠지원전략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재홍 교수는 일본의 CT현장을 둘러보고 우리가 필요한 것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내각총리대신을 본부장으로 하여 부처의 장들이 맴버로 구성된 지적재산전략본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학계·정계·법계가 보조를 맞추고 있었다”며 우리나라도 CT를 거국적인 중점사업으로 내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일본이 사라지거나 소멸되었던 문화 유적 및 유산들을 완벽하게 재현해 두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교수는 “문화재 재현 기술은 한 차원 높아져 있었으며 그 기술력 자체도 고부가가치의 문화콘텐츠로 연결되고 있다”며 “우리들은 있는 문화재마저도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있어 사라져 가는 문화콘텐츠들을 복원, 정리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팀장=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etnews.co.kr,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권건호@전자신문,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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