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시대 `산업 영역`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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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융복합 ·convergence)가 모든 산업 분야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통신·콘텐츠· IT·인터넷 업체들 간의 영역파괴는 물론 제휴·협력·인수합병(M&A)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고유 사업영역을 고집하던 기업들도 인터넷시대의 ‘컨버전스 환경’이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사업 영역 파괴와 신규 진입을 서슴지 않고 있다.

휴대폰제조업의 대명사 노키아가 온라인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위성방송업체 뉴스코프가 인터넷 커뮤니티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에서 보듯 예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새로운 형태의 업종 다양화가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더 이상 윈도 운용체계(OS)에 의존하지 않고, 애플의 주력이 더이상 매킨토시가 아닌 데서 알 수 있듯이 컨버전스는 기업의 주력업종까지 급속하게 바꾸어 가는 혁명적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 IT·미디어·통신·인터넷 업계 영역파괴=노키아는 지난 12일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EA, 워너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자사 모바일 포털인 ‘노키아 콘텐트 디스커버러’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키로 했다. 또 20일엔 MS의 검색엔진을 휴대폰에 미리 내장해 검색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소니에릭슨도 휴대폰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인 ‘M-버즈’를 선보이며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 넥스텔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고, AT&T는 ‘AT&T브로드밴드’라는 인터넷TV 서비스를 통해 미디어 사업에 손대기 시작했다. 디즈니나 유니버설 같은 미디어 기업들도 각각 ‘MVNO(가상이동망사업자)’를 통한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MS는 최근 최근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이나 월마트 등도 각각 비디오 콘텐츠 보급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기업환경 변화와 한계 탈피가 주 목적=이들 기업들이 너도나도 타 분야로의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비즈니스 환경이 ‘디지털’ 및 ‘온라인’으로 변화함에 따라 이 시장에서 신속하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또 기존 사업 확대의 한계를 느낄 경우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고부가 시장으로의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영역 확대 전략이 성공 사례는 뉴스코프의 마이스페이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미디어 재벌 뉴스코프는 지난 해 커뮤니티 벤처기업이던 마이스페이스를 5억8000만달러에 사들였고 이후 뉴스코프의 인터넷 랭킹은 급상승했다. 뉴스코프는 또 구글로부터 앞으로 4년 동안 7억달러의 검색어 광고를 보장받았다.

▶딕 파슨스 타임워너 최고경영자(CEO)는 “마이스페이스 인수는 훌륭한 솜씨였다”면서 “마이스페이스 인수의 성공은 미디어 업체들로 하여금 타 분야 인수작업에 더욱 눈독을 들이게 하는 원인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 영역파괴 가속화-주력 바뀐다=각 산업별 영역파괴 현상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 분야간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수익 창출에 대한 기업들의 열망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영역파괴 방식 또한 서로 다른 업종간 제휴는 물론 자본력있는 기업의 유력 벤처기업 인수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기 급상승중인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업체인 페이스북이나 동영상공유 사이트인 유튜브가 각각 10억달러 가량의 몸값으로 야후나 MS, 비아콤 등 대기업들의 인수 대상으로 관심을 끄는 것 등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

이같은 변화는 기업 주력의 전환 가능성까지 점쳐 보게 한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매킨토시로 명성을 날린 애플은 우여곡절 끝에 ‘아이팟’과 ‘아이튠스’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주력이 바뀌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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