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엔터테인` 찰떡궁합?

 ‘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의 만남.’ 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크로스오버’ 현상이 뚜렷해 지고 있다. 기존 시스템 유통업체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새로운 수익처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음반·영화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주가 띄우기 등 부정적인 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컴퓨팅, 엔터테인먼트는 기본=인네트는 최근 영화 투자배급사 ‘모션일공일’에 지분을 출자해 영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친구’ ‘말아톤’ 등을 제작했던 ‘시네라인투’를 흡수 합병했다.

 김유식 인네트 사장은 “상장기업으로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회사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신사업을 발굴하게 됐다”며 “문화 사업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인네트는 ‘특별시사람들’과 ‘뷰티풀선데이’ 등 영화를 제작중이며 매니지먼트 사업도 시작할 방침이다.

 시나비전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3월 ‘젠네트웍스’에서 사명을 변경한 시나비전은 디빅스플레이어 ‘프리즈머’ 등 하드웨어 유통을 계속하면서 ‘로지엔터테인먼트’ ‘커얼미디어’ ‘스타디엠비’ 등 자회사를 설립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시나비전은 이들 자회사를 통해 유오성·김종국 등 인기 연예인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비롯해 BMK, 더빨강 등 가수의 음반 제작 사업도 진행중이다.

 시나비전 측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부가가치는 엄청나다”면서 “DMB 방송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엔터테인, 유통사업 가시화=반면에 음반 제작과 게임 콘텐츠 퍼블리싱으로 알려진 싸이더스는 재작년 자회사 ‘싸이더스C&I’를 설립해 정보보안 제품 판매를 비롯해 교육 콘텐츠 제공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 오경모 팀장은 “사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위험 부담이 크다”면서도 “싸이더스C&I가 서울·경기 지역 교육망 사업 중 정보보안 부문의 7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말과 내년에 수요가 늘어 매출이 3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같은생각’에 인수된 하드웨어 유통업체 디지탈퍼스트는 최근 ‘라이브플러스’를 인수해 공연기획사로 변신을 추진중이다.

 ◇시너지냐, 주가 띄우기냐=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결합하고 있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 컴퓨팅 업체는 급락하는 마진을 부가가치가 높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만회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불확실성이 높은 연예 사업 특성상 안정적인 매출이 필요해서다.

 업계에서는 컴퓨팅과 문화 콘텐츠가 미래의 유력한 먹거리며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보고 있다.

 싸이더스 측은 “정보보안 솔루션과 함께 교육 콘텐츠도 공급하고 있다”며 “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는 서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같은 상장업체들의 ‘외도’는 ‘주가 띄우기’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업의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위해 신규 사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또 외부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그 부문에서의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하드웨어처럼 유통 경로와 마진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에서 IT제품을 다루던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