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강국으로 가는 길]산업 일류화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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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사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IT 서비스산업 일류화 전략 좌담회’에 참석한 관련업계 인사들이 열띤 토론을 했다.

 <좌담회>IT서비스산업 일류화 전략

<참석자>

박재문<정보통신부 SW진흥단장>

윤석경<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회장>

신재철

김현수<한국IT서비스학회 회장>

*사회=김경묵 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 부국장

SW강국의 한 축인 IT서비스 산업이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기업의 경쟁력 향상의 필수요소이자 핵심 이슈로 급부상중이다. 전자신문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정부 정책관계자, 산업 및 학계 대표들과 특별좌담회를 마련, 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의 발전 방향과 및 일류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회(김경묵 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 부국장)=IT서비스 업계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분야, 업계, 학계 리더들이 모두 모였다. 학회나 언론에서 IT서비스란 용어를 사용한지 1년이 돼간다. 아직은 시스템통합(SI)란 용어가 더 익숙한 부분도 있는데 우선 IT서비스와 SI의 차이점, 사업범위 등에 대해 정리해보자.

◇김현수(한국IT서비스학회 회장)=그동안 우리나라는 SI를 컨설팅, 시스템구축, 아웃소싱, 교육훈련 등을 포함한 용어로 인식했으나 국제적으로는 IT서비스란 용어를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다. 지난 20여년간 우리 산업은 구축사업 위주였다. 과거엔 운영 및 컨설팅 사업 비중이 매우 적어 SI는 곧 IT서비스로 인식돼왔으나 최근들어 사업내용이 진정한 IT서비스 분야로 확산되면서 우리도 SI 대신 IT서비스란 용어를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사회=일류화 전략에 관한 해법을 찾으려면 현 수준의 진단이 중요하다. 우리 IT서비스 산업이 안고 있는 현안과 전망은 어떤가.

◇윤석경(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회장)=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전자정부, 금융권 IT시스템 구축 등으로 최근 4∼5년 사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내수시장만으론 한계가 있다. 우리 IT서비스 업계가 풀어야할 과제는 글로벌 경쟁력 및 수익성 확대 두 가지로 집약된다. 내수에서 급격한 시장확대는 어렵겠지만 통신·방송 융합의 사례처럼 컨버전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창출의 여지는 있다.

◇신재철(LG CNS 사장)=모든 기업은 경비 절감 및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IT서비스는 IT경비 절감의 효과를 제공하는 기존 사업분야 외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 유비쿼터스와 디지털 시대로 나아가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는 늘겠으나 기존 분야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이에 맞춰 IT서비스는 생산성 문제나 비용절감의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새로운 분야에 대한 리더십을 제시해야 한다.

◇김현수=IT서비스의 일류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세계 최고 IT서비스 업체에 맞춰 우리 IT서비스 업체들이 간격을 좁히거나 따라잡는 서비스 수준 세계화 관점의 일류화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역량강화 관점의 일류화로 정리된다.

◇사회=앞서 언급됐듯 우리 IT서비스 산업이 안고 있는 현안은 글로벌 경쟁력과 수익 확보의 문제해결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현안과 과제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박재문(정보통신부 SW진흥단장)=IT서비스 산업과 관련해 시장활력이 없다는 부분을 많이 걱정한다. 우리 IT서비스 업계는 솔루션 부문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키워야 한다. 생산성과 관련해선 우리 IT서비스 업체들의 제품이 대단히 우수하지만 그 자체의 재사용성이나 품질 및 생산성 향상엔 더 노력할 부분이 많다.

◇신재철=IT서비스를 포함한 SW산업은 3D업종으로 간주되는 추세다. 향후 IT서비스가 핵심 산업이 돼야 하는데 기피산업으로 간주돼서 과연 원동력이 나오겠는가. 활성화를 위해선 좋은 사람이 모여야 하는데 이런 산업의 관행과 시스템으론 어렵다. 다른 나라의 선진 모델은 지식형 서비스인 반면 우리 모델은 중저가 인력파견형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구매환경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

◇윤석경=IT서비스의 골격인 HW, 패키지SW, 애플리케이션, 운영 등을 놓고 볼 때 HW, SW는 전부 외산이다. 애플리케이션은 컨설팅과 솔루션의 조합인데 이들 역시 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결국 남는 건 운영이다. 이 운영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갈 수 있느냐하는 문제다. 국내에선 운영을 서비스로 인정하지 않는다. 대가 산정도 인력(헤드 카운팅)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산업 부가가치도 떨어지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김현수=글로벌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서비스 역량 강화에 파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역량강화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그러나 도메인 날리지를 잘 결합하면 서비스 딜리버리 부문에서 우리 기업들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 분야를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빠르게 강화해 사업구도를 재편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된다.

◇신재철=산업이 어렵지만 기회는 있다.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관건이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환경이 비슷해야 하는데 환경이 너무 다르다. 구매관행 개선을 통한 글로벌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구매관행은 SW 재사용과 생산성 향상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생산성을 증가시켜 투입인력을 절감하면 최종적으로 가격인하의 압력으로 돌아온다. 이들 문제점을 해결하면 산업 활성화는 물론 수출 시장개척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사회=IT서비스의 수익성 문제는 논란거리다. 큰 회사의 규모의 비해 수익성이 낮다보니 그룹 내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또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SW 업체들을 설득할 논리도 떨어진다.

◇윤석경=공공이나 금융부분의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다. 운영에서 발생한 이익이 이들을 보전하는 모습이다. 운영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지식사업화하고, 이를 통해 산업 지식이나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리는 문제는 늘 고민거리다. 서비스에 대한 대가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통부 단가(헤드 카운트)에 의해 요금표가 정해져 있다. 이 단가가 획기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박재문=시장 구조가 선진화되지 못한 부분은 동의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도나 법령에서 규정들이 필요하므로 준비중이다. 우선은 인당단가(맨먼쓰) 방식을 기능점수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개선하려 한다. 제안서 작성비용 보상문제, 노임단가 산정 문제, 계약변경시 금액변경 문제, 유지보수 요율 현실화 등 기획단계에서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반적인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김현수=우리나라 IT서비스 기업의 생산성은 국제수준과 비슷하다. 생산성은 세계 수준인데 개별기업과 국가차원의 관리가 미흡해 체감지수는 떨어지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산업전체의 경쟁력 향상은 더디다. 기업과 국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잠재력이 확인된 상황에서 종합적인 관리만 더한다면 훨씬 빠르게 향상될 여지가 있는데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재철=생산성 부분은 두어 가지 물꼬만 터주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의미있는 도급이 돼야 한다.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의 머릿수만 셀 게 아니라 전문화와 생산성 향상을 인정해야 한다. 1년이 걸리는 프로젝트에서 분석설계는 2개월이면 끝난다. 하지만 그 인력이 1년 동안 묶여있다보니 생산성이 6분의 1로 저하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개발자가 SW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 구조로는 SW 재사용에 한계가 있다. 개발자가 저작권을 갖고 발주처는 이용권을 갖도록 글로벌 스탠더드화해야 생산성 및 수익성 향상이 가능해진다.

◇사회=해외의 사례나 트렌드를 고려할 때 아웃소싱과 컨설팅 부문은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아웃소싱과 컨설팅 사업의 실제 전망은.

◇신재철=우리나라의 아웃소싱은 인력파견형 모델 위주로 전개되는 맹점이 있다.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IT서비스 업계가 방법론을 개발해 시장형성을 주도해야 한다. 핵심은 컨설팅이다. 컨설팅이 앞단에서 이끌어야 서비스의 먹이 체인이 형성된다. 기 보유한 다양한 솔루션을 엮어서 큰 도메인별 최적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아웃소싱의 기본이다. 경쟁력있는 로컬 컨설팅 펌을 어떻게 유지해서 글로벌 컨설팅과 경쟁할거냐가 과제다.

◇김현수=유난히 소유의식이 강한 우리나라의 기업구조와 보안의식이 아웃소싱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도입되고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면 자연스레 무너질 것이다. 이를 대비해 기업을 리드할 만큼 IT서비스 업계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 컨설팅의 앞부분 특히 도메인 날리지가 강화된 특화된 컨설팅 역량이 형성돼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컨설팅할 수 있다. 운영 컨설팅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트랜스포메이션까지는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건 그 이상이다.

◇윤석경=IT서비스 산업이 앞으로 경쟁력 축적할 수 있는 허용된 기간을 5년 남짓으로 본다. 아웃소싱 산업의 축을 형성하는 인도 사례를 보면 최근 컨설팅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인도는 인도 자체적으로 내재화되고 인프라를 통해 개발된 능력보다는 남의 것을 빌려 쓰는 형식이기 때문에 5년 정도가 지나야 국제적인 자생력을 갖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엔 글로벌 경쟁력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우리는 인터넷 관련 영역(유비쿼터스를 통한 컨버전스 영역)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면에서 유리하다. 인도 등이 더 강해지기 전에 우리 능력을 집중육성해야 한다.

◇사회=마지막으로 한국의 IT서비스산업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박재문=관행의 개선은 제도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참여자의 결연한 의지로 해결할 부분이 있다. 오늘 언급된 병목을 뚫어주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노력하면 된다고 본다.

◇윤석경=오늘 정부, 언론, 업계, 학계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시장활성화를 위한 개선된 정책 마련과 더불어 업계 대표로서 서비스 표준을 만드는 노력에 힘쓰겠다.

◇김현수=정부와 업계, 학계가 많은 관심을 갖고 개선의 노력을 한다는 점은 매우 희망적이다. 정부조직도 생겨났고,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중이므로 몇가지 계기만 제공된다면 경쟁력은 배가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신재철=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업이 스스로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한다면 장래가 촉망되는 산업이 IT서비스다.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발전의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다.

◇사회=글로벌 비즈니스 어떻게 할거냐에 대해선 추후 마련할 좌담회를 통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 감사한다.

*정리=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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