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박` 투자귀재들이 움직인다

 권성문 KTB네트워크 회장, 홍기태 솔본 회장, 김정률 전 그라비티 회장. 개인 자산만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투자의 귀재’들이 게임사업에 잇달아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벤처캐피털·공제조합·자산공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게임을 ‘진입 장벽은 낮지만 고수익’ 산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리스크는 크고 회수율도 낮은’ 산업으로 분류하면서 대다수 중소 개발사와 관련 기업에 투자를 끊어버린 상황과 정반대로 게임 쪽에 돈줄을 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들은 모두 한번 이상씩 ‘투자 대박 신화’를 터뜨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류와는 완전히 다른 이 같은 움직임이 전반적인 게임산업 투자의 부활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개인적으로 움직여도 업계엔 태풍=권성문 회장은 KTB네트워크와는 전혀 무관하게 개인자격으로 게임업체 5∼6곳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하나인 S사는 신작 온라인게임으로 아직 국내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이지만 유럽·중국·일본에서만 총 3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권 회장이 투자한 업체·게임’이라는 이름값이 작용했던 것이다.

 권 회장이 지난해 대주주로 있던 잡코리아의 지분을 미국 몬스터닷컴에 매각하면서 60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한꺼번에 얻은 배경에도 온라인게임 투자의 인연이 있었다. 잡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던 김화수 사장이 이끄는 게임개발사 엔도어즈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군주’에 오래 전부터 권 회장은 투자를 하고 있었고, 그 인연이 잡코리아 투자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계열사 투자로 시작, 공격적 M&A 예고=홍기태 솔본 회장은 우선 계열사인 프리챌의 첫 게임사업에 도전하는 형태로 게임산업에 손을 담갔다. 지난 2002년 대주주였던 새롬기술을 새롬벤처스가 역인수하면서 솔본과 홍 회장의 투자·M&A 역사는 시작됐다. 지금까지 계열사를 8개로 늘린 솔본은 이번 프리챌의 온라인게임사업 도전으로 정식 게임산업 투자의 길을 택한 셈이다. 당장 온라인사업 연관성이 큰 프리챌이 게임사업을 전담하겠지만 솔본 특성상 성장성만 있다면 다른 게임업체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공산이 크다.

 홍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스타일은 이미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게임업계는 홍 회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직으로의 컴백 절차=지난해 8월 일본 소프트뱅크에 그라비티를 매각하고 4000억원을 손에 쥔 지 1년. 김정률 전 그라비티 회장은 이미 국내 게임산업 한복판에 복귀해 있다. 싸이칸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실질적으로 설립해 개발사인 베토인터랙티브·로시오 등을 합쳤다. 싸이칸이 자리한 그라비티 옛 사옥의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고 있다.

 그라비티 매각 직후에도 “게임산업을 떠난 자신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해온 김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얽혀 있던 갖가지 돈문제와 소송 등에서 벗어났다. 게임 쪽에서 뛸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업계는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본 그의 경험과 자금력이 우리 게임산업의 젖줄이 돼주길 고대하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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