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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보다 발빠른 짝퉁 캐릭터.’
캐릭터 전문업체인 라스카의 김동석 사장은 최근 중국의 검색포털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중화권 라이선스 업체와 활발히 계약을 추진중인 자사의 캐릭터 ‘라스카 별에서 온 뮤’의 짝퉁 캐릭터가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아직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도 않은 뮤를 중국 검색엔진에서 입력하면 짝퉁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수십개의 웹사이트가 뜬다”며 “불법 제조사가 업체 이름을 등록하고 상품을 유통시켜 회사가 입는 로열티 수익 피해가 크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경우는 라스카뿐만 아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감자도리’ 캐릭터 업체인 임팩트커뮤니케이션(대표 김태경)도 시장 진출 초기에 이같은 경험을 했다. 현재 임팩트커뮤니케이션은 상해에서 직영매장 두 곳을 운영중이지만 초기에는 중국산 짝퉁 캐릭터 상품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태경 대표는 초기에는 중국 변리사들에게 자문도 구했지만 개별 업체의 힘으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짝퉁 단속과 감자도리 이미지 관리부터 하기 위해 사업틀을 새로 짜야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국산 캐릭터들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짝퉁’ 캐릭터에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 캐릭터업체 단체인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 한 관계자는 “짝퉁의 천국으로 잘 알려진 베이징 홍차오(虹橋)시장에서 팔리는 짝퉁 캐릭터 상품의 3분의 1가량이 한국산 캐릭터를 도용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짝퉁 캐릭터의 범람은 금전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 캐릭터 산업의 장애물이 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짝퉁 캐릭터 상품의 대부분 조잡하게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산 캐릭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짝퉁 캐릭터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 캐릭터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중국 현지에서 팔리는 것은 손도대지 못하고 국내로 들여오는 상품에 대해서만 단속하는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캐릭터 업계에서는 외교적인 채널을 통한 한중 양국의 저작권보호와 해외에서 저작권 관리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갖춘 공신력 있는 기구를 운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화부가 상반기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던 해외카피라이트센터를 하루빨리 설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상희·유수련기자@전자신문, shkwon·penagam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