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잠정 중단…각국 정부 FTA 중심 통상체제로 급속 전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잠정 중단에 따라 국제 통상무역 질서가 FTA 중심체제로 급속히 이동할 전망이다.

KOTRA(대표 홍기화)가 3일 발표한 ‘WTO/DDA 협상 잠정중단이 FTA 협상에 미치는 전망’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의 국가들이 향후 통상협상의 중심을 FTA로 옮길 것이라는 공식·비공식 선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DA 협상 잠정중단의 근본원인이었던 농업부문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미국, EU, 인도, 브라질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DDA 협상 재개를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양자간 또는 지역내 FTA 위주로 통상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 의회는 현재 진행 중인 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와의 FTA 마무리에 미 행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EU 역시 피터 만델슨 무역국장이 시장규모가 큰 아시아와 지역국가간 FTA 협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FTA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인도도 향후 FTA 적극 추진 의사를 표명했으며 브라질은 표면적으로는 DDA 협상 재개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메르코수르와 EU간 FTA 및 FTAA(미주자유무역지대) 협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다수의 FTA를 체결한 멕시코, 칠레, 싱가포르 등은 자국의 정책이 타당했다고 평가하고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FTA 협상 중에 있거나 추진 중인 멕시코, 캐나다, 미국, EU 등이 FTA에 전력을 다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협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고 2001년 이후 한 건의 FTA도 체결하지 않은 캐나다는 이번 협상 잠정중단으로 인한 실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간협상인 WTO/DDA 협상을 통해 일본 및 EU의 농업시장과, 개도국의 제조업 시장개방을 노렸던 노력이 허사가 됐기 때문이다.

홍순용 KOTRA 통상전략팀장은 “DDA 협상 잠정중단은 WTO 전체 위상과 분쟁해결기구의 권위에 손상을 입히는 일로 결국은 세계무역질서가 FTA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FTA 협상의 신중하면서도 조속한 마무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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