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SKC와 코오롱이 첨단 전자소재인 폴리이미드(PI) 필름 시장에서 다시 격돌한다.
국내 화학 및 필름 분야의 대표적 업체로 산업 환경의 변화와 함께 폴리에스테르필름(PET)과 비디오테이프·CD 등 저장매체, LCD용 광학필름 등의 분야로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계속 맞부딪혀 온 SKC와 코오롱이 이번에는 PI 필름 분야에 승부수를 띄운 것.
PI 필름은 내열성과 내구성이 좋아 휴대폰·평판디스플레이 등 얇고 가벼운 디지털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연성회로기판( FPCB)의 원소재를 비롯해 항공우주·자동차·전자 등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인다.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필름 및 코팅 분야의 강자로 자부하는 두 업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PI 생산에 들어감에 따라 지금까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수급이 불안정했던 PI의 수입 대체가 기대된다.
◇국내업계 PI 사업 본격화=SKC는 최근 충북 진천에 연산 300톤 규모의 PI 필름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PI 필름 생산 노하우를 쌓았고 1년 3개월의 공사 끝에 라인을 준공했다. 또 내년 말까지 연 600톤 규모의 2기 라인을 준공할 계획이다.
코오롱도 지난해 7월 경북 구미에 300톤 규모의 PI 필름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들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1990년대 말 개발을 시작, 지난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라인 안정화 작업을 거쳐 올해 본격 가동 및 판매에 들어갔다.
◇FCCL 시장 노린다=SKC와 코오롱은 현재 절연재용 PI 필름을 주로 공급하면서 FPCB의 원자재인 연성동박적층판(FCCL)용 PI 필름 등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FCCL은 얇고 작으면서도 기능이 복잡한 디지털기기에 주로 쓰여 신뢰성과 품질에 대한 요구가 까다롭다.
SKC는 국내 주요 FCCL 업체에 3층 FCCL 제품을 일부 공급하고 있으며 2층 FCCL에 사용 가능한 수준의 PI 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코오롱도 해외 업체 등에 FCCL용 PI를 공급하며 하반기 수입 대체를 노리고 있다.
◇PI가 전자소재 변신의 첨병=SKC와 코오롱은 모두 PI 필름을 첨단 전자소재 업체로의 변신을 위한 핵심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SKC는 저장매체와 2차전지, 휴대폰 조립 등 비핵심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PET 및 광학필름, PI 필름에 주력할 계획이다.
코오롱도 PI 필름을 광학필름·확산판·아라미드섬유 등과 함께 신소재 사업으로 육성, 오는 2010년까지 PI에서 2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코오롱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드라이필름레지스터(DFR)와 연계해 주요 PCB 소재를 종합 공급할 방침이다.
정의석 SKC 담당은 “국내 소재 대기업들의 잇단 진출로 PI의 수입 대체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외산이 장악한 2층 FCCL용 PI 개발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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