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방 안에 설치된 커다란 멀티 화면에서 비행기 모양의 아이콘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세계지도 안에서 쉴새없이 이동하고 있다. 전 세계를 운항하는 비행사 현황판을 보는 것과 같이 비행기가 이동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왼쪽 옆 화면에는 폐쇄TV로 중계되는 화물 선적 모습이 보이고 그 밑에는 뉴스가 실시간으로 흘러나왔다. 오른쪽 화면은 커다란 도표가 여러 색깔별로 나뉘어 표시되고 있다.
간간이 들리는 키보드 자판소리와 전화, 뉴스 소리를 제외하고는 조용한 가운데 화면만 계속 움직였다. 마치 군대 작전 사령관실을 연상케 하는 이곳이 국내 최초 실시간 배송물 관리시스템이 운영되는 DHL코리아의 ‘물류통제센터(QCC:Quality Control Center)’다.
DHL코리아 서울 강북서비스센터 내부에 구축된 이 센터는 기후나 자연재해, 국제 상황 등 속출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고객 물품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첨단 물류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싱가포르·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에 구축돼 실시간으로 물류를 추적하고 있다. 각 국가에 설치된 센터 간 정보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특히 모든 발송물에 대해 비행기 출발에서부터 이동과정, 최종 도착까지 시각적으로 표시된 화면에서 확인해 발송물 안전을 책임진다.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비행기 단위로만 관리를 해왔으나 이달 말부터 개별 물품 단위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 국내에서 해외로 입·출국되는 하루 평균 2만여건의 배송물량을 모두 포착해 감시를 하게 된다. 폐쇄회로 TV를 통해 비행기에 실리는 장면까지 직접 체크할 수 있으며 각 발송물에 대한 운송 이동 데이터가 15분 간격으로 포착, 센터 정면에 설치된 스크린에 표시된다.
발송물을 받는 순간부터 최종 배달될 때까지 모두 관리되는 것으로 서비스 착오나 기술적 문제로 인한 배송 지연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센터를 방문한 날도 강남지역 배송 물품이 강북지역으로 잘못 이동된 것으로 확인돼 곧바로 강남지역으로 연결, 당일 배송을 완료하는 등 놓치기 쉬운 사소한 실수도 완벽에 가깝도록 잡아낸다.
화면에 나타난 배송 물품 데이터가 대부분 녹색을 띠고 있다. 정상 운송을 뜻한다. 노란색으로 나타날 경우 ‘1차 경고’가 내려져 지연 사유 파악과 함께 정상 운송을 위한 대처 방안을 실시하게 된다. 빨간색으로 바뀌면 ‘2차 경고’로 전환된 것으로, 필요에 따라 고객에게 상황을 안내하기도 한다. 대략 전체 물량의 1∼2%는 빨간색으로 보였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배송물 경로를 관리하는 것은 ‘고객 신뢰도 유지’를 위한 것. DHL코리아 QCC팀 이성옥 과장은 “배송이 지연될 때 이전에는 고객이 먼저 문의를 해왔으나 이제는 앞서 고객에게 지연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한 단계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고객들이 물품을 보낸 상대에게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고 말했다.
재난이나 자연재해, 항공 이상 등 다양한 위기 상황에 최상의 해결책과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QCC 내부에 위기관리센터도 함께 운영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DHL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물품 배송 지역에 위기상황을 최대한 빨리 알리고 각종 상황에 따른 명확한 지침서를 통해 즉각적으로 대응토록 하는 것이다.
자기 검열에도 철저하다. 매일 센터 운영 현황을 리포트로 작성해 이를 기반으로 해외 센터와 비교해 평가를 내린다. 센터는 2교대로 매일 오후 11∼12시까지 운영하고 운영요원 퇴근 시에는 공항 센터와 연계해 관리된다.
강북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 강남지역 배송 물품까지 관리 지역을 확대해 연내에 서울에서 취급되는 모든 물량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고객이 맡긴 물품이 손님 손에 배달될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물류통제센터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완벽’을 향해 진화하고 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사진= 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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