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전 갑자기 내린 비로 청계천 우수관(빗물을 모아 흐르도록 한 관) 수문이 개방되면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이날 오전 약 30분간 내린 강수량 6.5㎜의 비에 청계천은 속수무책이었다. 10여 개의 우수관 수문이 열리며 모여있던 빗물이 청계천으로 유입됐고 빗물에 섞여 있던 오염물질로 인해 청계천 물고기 수백 마리가 죽은 것이다. 우수관 수로을 열지 않았다면 물고기는 살았겠지만, 모여진 빗물이 산책로나 도로로 역류됐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청계천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 우수기를 맞아 청계천 치수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 ‘물관리 특명’이 떨어진 것이다. 해결사는 역시 ‘IT’다.
이번 물고기 떼죽음 사태의 교훈을 살려 공단측은 빗물을 우수관으로 흘려 청계천에 모이게 하지만, 집중호우 등이 발생할 경우는 ‘자동 시스템’을 통해 주요 우수관의 개폐를 마장동에 있는 상황실서 원격 제어키로 했다. 호우로 인한 자연과 인간의 피해를 상호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장마철 도심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국지성 돌발강우 등에 대비해 별도의 ‘예·경보시스템’을 구축, 주요지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민대피 예보기준까지 설정해 놓고 있다.
김근섭 공단 시설관리본부장은 “청계천은 수심이 얕아 적은 강수량으로도 근처를 산책하는 시민이나 부근 도로를 운행하는 차량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상황실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 IT를 활용한 24시간 감시체제를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측은 통신제어장치 1대를 비롯해 제어용 컴퓨터 3대, 중·대형모니터 17대 등을 갖춘 상황실에 비상직원을 3교대시켜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으로 맞는 이번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