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새시장을 뚫어라. 그리고 한 우물만 열심히 파라.’
지난 4월 설립 19년 만에 우회상장한 BTI코리아 송경애 사장(46)의 비즈니스 성공 노하우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듯 싶다. BTI코리아는 1987년 설립된 기업전문 온·오프라인 여행사로 송 사장은 여행업계의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여성 CEO다.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20대 중반 창업한 배경에 대해 “당시 비즈니스와 학업 등을 이유로 국내외를 왕래하는 사람이 꽤 많았으나 국내에 여행사가 너무 없었다”며 “특히 여행사들의 예약시스템이 미국과 비교해 낙후돼 있어 직접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기업전문 특히 외국기업을 주 타깃으로 사업을 한 배경을 물었다. BTI코리아는 현재 HP·델컴퓨터·BMW·JP모건 등 200여 외국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접대문화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골프를 치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말도 들었고, 심지어 뒤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이런 문화는 분명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 서비스만으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외국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BTI코리아의 경쟁력을 이렇게 밝혔다.
“외국의 우수 서비스를 최대한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90년대 국내 여행업계는 티켓팅만을 했는데 우리는 호텔·렌터카·보험 등 토털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갔습니다.”
송 사장은 이어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직원도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며 “신입의 경우 3년간 실전에 앞서 옆에서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최근 숙명여대에서 ‘e비즈니스 CEO과정’을 이수했다. 산업 트렌드 변화에 최대한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1∼2년 안에 그 비중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지켜보고 대처해야할 것입니다.”
그에게 비전을 묻자 ‘기부’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꺼냈다.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50세가 되는 2010년에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정했습니다. 비록 재벌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공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니겠어요.”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
◆추천의 변(이희자 루펜BIF 대표)
송 사장은 이 시대의 CEO로서 모든 조건을 갖췄다. 세계를 주름잡는 빛나는 열정은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21세기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다. 서글서글한 외모만큼이나 세련된 매너와 센스있는 패션, 모두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