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온라인게임 패(覇) 개발 나선 무협작가 야설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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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판 반지의 제왕을 온라인게임으로 완성해 보이겠습니다.”

 예당온라인과 손잡고 온라인게임 ‘패(覇)’ 개발에 착수한 정상의 무협작가 야설록(본명 최재봉·46)씨는 무협소설, 만화에 이은 또 하나의 새 장르 개척에 설레는 표정이 역력했다. 데뷔 25년 동안 무려 2억권의 책을 독자의 손에 쥐게 만든 그 ‘마력’을 온라인게임에도 불어 넣겠다는 생각이다.

 “‘리니지’에서부터 최근 ‘로한’까지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을 즐겼고, 빠져봤습니다. 평생 천직인 ‘이야기꾼’으로서 내가 취재하고 엮어낸 이야기를 좋아하는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무협지·소설·만화에 도전했듯 내 이야기의 전달 매체가 달라지는 것 뿐입니다.”

 지난 82년 처녀작인 ‘강호야우백팔뇌’라는 무협지를 시작으로, 불세출의 고전이 된 ‘남벌’ ‘아마겟돈’까지 그야말로 그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연재되는 신문이든, 만화책이든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흡입력 하나로 20여년을 달려 지금에 이르렀다.

 “만화책은 늘 후반부에 다음 책을 못보면 몸살이 나게 만드는 ‘장치’를 해놓아야합니다. 그런 작업을 계속하다보니, 굳이 그러려 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온라인게임은 늘 진보하고, 이용자와 교감하며, 함께 즐기는 열린 공간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며, 그 마음에 만족을 주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패온라인’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의 고대 역사를 담고 있는 역사물이다. 한국의 치우천왕·중국의 용족·일본의 묘족을 스토리 근간으로 패권을 놓고 다투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 이미 수십번 중국을 답사하며 취재를 했고, 각종 문헌과 고대사료, 학자들의 이론 등을 모은 텍스트자료만 1GB가 넘는다. 특유의 화법과 필력으로 이제 풀어내는 일만 남았다.

 “‘프리스톤테일’을 즐기면서 예당온라인이 가진 게임 개발력에 큰 신뢰감을 얻었습니다. 내가 만들 이야기에 훌륭히 온라인게임의 옷을 입혀줄 것이란 확신도 듭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이야기를, 한국 온라인게임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욕이 큽니다.”

 욕심 같아서는 내년 연말쯤 서비스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쉽게 내디딘 걸음이 아닌 만큼 조급함을 갖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직접 게임을 해보고, 재미있지 않으면 절대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작가로서, 교수로서 이룰 것은 거의 다 이뤘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서 뭔가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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