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MMS를 어떻게 평가할까?

요즘 멀티모드서비스(MMS) 방송을 평가한 의견을 더러 보게 된다.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그런데 이 의견을 살펴보면 비판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라서 혼란스럽다. 이에 평가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공익적 공공재인 전파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장려해야 마땅하다. 따라서 주파수 자원을 이용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실용화해야 한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사의 MMS 시도를 “시청자를 우롱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등 부도덕한 것으로 비판하며 “기존 채널을 고선명(HD)TV 방송 하나에 국한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시청자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특히 비싼 디지털TV를 구입하기 어려운 시청자에게 디지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HDTV만을 디지털 전환하는 것은 시청자 처지에서 수상기 구입 비용이 많이 들어 2005년 말 기준 6%의 저조한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MMS가 이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또 다양한 공익적 프로그램을 무료로 수신할 수 있는 채널을 늘리는 것은 시청이 제한돼 있는 유료 상업방송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셋째, 국익에 도움이 돼야 한다. MMS 서비스는 미국·영국·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적극적 자원 활용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발전이라는 산업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콘텐츠 문화산업 육성에 좋은 방안이다. 특히 산업적 효과는 지상파의 경우는 260조원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함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화질 평가기준이다. 이 평가의견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지 국제규격을 준용해야 한다. 720p와 1080i 방식은 HDTV 국제규격이며, 실제 원본 화질을 대조하면 일반인은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 방송전문가들의 의견이며 내 판단이다. 그러나 방송사의 부호화 과정과 수상기의 복호화 과정에서 화질열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방송을 거쳐 수정·보완하고 기술기준 등을 고쳐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번 시험방송에서 나타난 화질문제는 프로그램 확보나 방송시간 문제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방송사는 변명의 여지가 있겠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면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국가적 차원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면밀한 시험방송과 점검을 계속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시험방송 기간을 축소한 방송위원회의 조치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당한 비판과 다른 언론매체의 평가는 존중해야 하지만 광고시장 쟁탈과 시청자 확보라는 내심의 명분은 감추고 엉뚱한 이유를 들어 다른 매체를 비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또 해당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 활동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만약 악의가 있다면 이는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부 AV 마니아층에서 요구하는 최상의 화질요구는 실용화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상의 자원을 할애하고 투자하면 최상의 화질과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정한 공공재 활용이라는 현실적 제약도 감안해야 한다.

 지금 우리 미디어들은 정해진 광고 파이와 시청자를 놓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값진 시간과 정신적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방송·문화 콘텐츠와 앞서가는 방송 기반시설 상품화를 위해 서로 협력,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대안을 찾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안동수 (사) 미래방송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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