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RoHS에서 PDP 유예` 배경과 전망

 삼성SDI와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마쓰시타 등 PDP 제조업체는 유럽연합(EU)이 4년간의 유예를 인정함에 따라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특히 전 세계 PDP TV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시장인 유럽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친화적 신소재 개발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오는 2010년 EU가 PDP의 RoHS 적용 여부를 재심사할 때 재차 유예된다는 보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각국의 환경규제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RoHS에 이어 생산자에 △폐전기·전자 제품 재활용률 달성 의무화(2007년 1월) △에너지 사용 제품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 친환경 설계 의무화(2007년 8월) 등 규제를 잇따라 도입할 방침이고 중국도 내년 3월 ‘중국판 RoHS’ 본격 시행을 예고하고 있다.

 ◇대체 물질 개발 유예기간 4년=EU가 오는 2010년까지 PDP 유예를 인정한 것은 제조업체들이 산화납을 대체할 수 있는 신물질을 적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와 LG전자, 일본 마쓰시타의 요청뿐만 아니라 EU 내 PDP TV 제조업체도 대체 신물질 상용화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PDP에 신물질을 적용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할 때의 위험성을 우려,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EU는 PDP 예외 인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독일 OEKO연구소에 타당성 검토를 위한 기술심사를 의뢰한 이후 최종보고서 제출을 당초 지난 1월에서 몇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업계 안도, 대체물질 개발 자신=삼성SDI와 LG전자는 이번 유예 결정을 계기로 환경 친화적 신소재를 적용한 PDP 개발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PDP 제조업체들이 납을 대체할 수 있는 신물질을 사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최종 판단을 일시적으로 유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LG전자는 그동안 격벽과 상하판 유전체·실링·전극 등 주요 PDP 소재 전반에 걸쳐 무연화 연구 및 개발, 적용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실제로 삼성SDI와 LG전자는 분야별 협력업체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무연 격벽 재료 일부를 제품에 채택하고 있고 유전체 및 전극 재료도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4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만큼 산화납을 대체하는 신소재 개발·적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대체재를 적용하고 상용화에 앞서 신뢰성 검증을 위한 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제와 전망=삼성SDI와 LG전자는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산화납을 대체할 원료를 개발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체할 때 기존 라인을 교체하는 데 따른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고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즉 PDP에서 산화납을 제외하고도 제품 신뢰성 저하와 생산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산화납이 빠지면 소성 온도가 높아져 공정비용을 끌어올리게 된다.

 이와 함께 산화납의 대체재로 거론되는 비스무스(Bi)계나 산화주석(SnO)계 등으로는 PDP 특성을 살리기 어렵고 산화납과 마찬가지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며 과다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김형순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국내 PDP 업계의 친환경 기술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PDP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친환경·저가 소재 개발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한세희 기자@전자신문, adolfkim@·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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