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와 디자인의 힘 그리고 세대교체.’
2006 상반기에는 디지털 컨버전스 열풍이 거셌다. 디지털가전·휴대폰 등 첨단 IT기기를 중심으로 기능과 기능이 결합되는 수준을 넘어 아예 디바이스 간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가속화됐다. ‘하이테크의 향연’ 컨버전스의 급진전과 함께 한편으로 감성코드를 자극하는 ‘디자인주의’도 두드러졌다. 2006 상반기 인기상품에도 이 같은 경향은 고스란히 반영됐다. 컨버전스와 디자인 혁명을 주도한 신제품이 대거 인기 상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컨버전스와 디자인 열풍은 디지털기기의 세대교체도 불러왔다. LCD·PDP 등 날씬한 디지털TV가 뚱뚱한 브라운관TV의 종말을 몰고 왔고, 자고 나면 유행이 바뀌는 휴대가전시장에서는 패션과잉 현상도 나타났다. 기술과 디자인의 무한 경쟁속에서 선택받은 인기상품은 IT코리아의 값진 보석과 다름없다.
◇‘올인원’ 단말기 열풍=컨버전스 바람을 타고 여러 기능을 한번에 해결하는 ‘올인원(all in one) 단말기’가 대거 인기 상품 목록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까지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의 결합이 두드러진 휴대기기가 강세를 보였다면 올해에는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동영상 재생 기능을 보탠 제품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판매가 저조했던 내비게이터도 PMP·DMB 기능이 더해지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홈캐스트의 ‘티버스’, 디지탈큐브의 ‘아이스테이션V43’, 팅크웨어의 ‘아이나비UP+’ 등은 이 같은 기능을 흡수하면서 PMP와 내비게이터를 뛰어넘는 복합단말기로 사랑을 받았다. LG전자의 슬림TV폰, 큐리텔의 PMP폰 등 휴대폰에서도 동영상 재생 기능을 추가한 ‘올인원폰’이 인기 상품으로 선정됐다. 위성DMB로 시작된 DMB폰은 지상파DMB 서비스의 등장으로 올 상반기 최고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인원(all in one)’ 바람은 노트북PC·모니터 등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기업관리·보안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재무·자금·구매·생산·재고·고객관계 등 기업 내 모든 주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한번에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 인기를 모았다. 비티씨정보통신·피씨뱅크21이 내놓은 TV 겸용 LCD모니터도 IT와 가전의 결합을 이끌며 히트상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디자인이 힘이다=디자인에서 두각을 나타낸 제품도 인기상품 1순위로 꼽혔다. 기능이 다소 떨어져도 디자인이 좋으면 소비자가 열광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스킨폰’ ‘초콜릿폰’ 등 휴대폰업계에 날씬한 폰 경쟁이 불을 뿜는가 하면 스피커와 메뉴버튼을 감춘 디지털TV가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랑받기도 했다. 디자인주의의 부상은 초콜릿·보르도 등 시각뿐만 아니라 미각까지 자극하는 ‘맛케팅’으로 이어졌다.
가격인하가 두드러진 노트북PC·모니터 등 IT 제품에서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프리미엄 제품이 오히려 더 잘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에어컨·냉장고 등 백색가전의 경우 형형색색 컬러 경쟁을 넘어 ‘다마스크’ ‘삼족오’ 등 독특한 문양을 도입한 감각적인 제품이 단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세대교체 ‘러시’=2006 상반기 인기상품은 디지털기기의 세대교체도 주도했다. 세대를 앞서가는 신제품과 엘리베이터를 탄 소비자의 눈높이가 맞아떨어지면서 디지털 세대교체는 급류를 탔다. 연초부터 가격이 수직 낙하한 LCD와 PDP TV는 작년보다 무려 600%나 성장하며 TV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보르도 TV’, LG전자의 ‘타임머신 TV’는 새로운 TV시대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듀얼코어’가 기본으로 장착된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를 빠르게 대체하고, 홈 멀티미디어 기능이 두드러진 바이브PC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휴대폰에서는 폴더폰이 슬라이더폰으로, 휴패가전에서는 MP3플레이어가 PMP로 흡수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DMB단말기가 PMP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고, 디지털TV에는 HD에 이어 풀HD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LCD모니터시장에는 와이드 바람이 거세다. HSDPA, IPTV 등 신종 통신·방송서비스가 본격화하는가 하면 ‘플레이스테이션3’ ‘윈도 비스타’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환경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올 신병기도 줄줄이 출격한다. 상반기 인기상품이 하반기에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상반기 인기 상품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이렇게 선정했다
2006 상반기 인기상품은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서 출시된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의 품질과 기술, 디자인, 마케팅, 제품의 혁신 요소 등을 감안해 선정했다. 최근 컨버전스 경향을 고려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에 대해 별도의 가산점을 두고 평가했다.
본지는 객관적인 자료 수집을 위해 본지 전문기자 추천과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18일까지 신청서를 받았다. 접수된 신청서는 부문별로 구분해 국내 전자전문점과 인터넷 쇼핑몰, 가격비교사이트, 시장조사기관 등의 자료를 토대로 본지 자문위원단과 전문기자들이 직접 평가했다.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