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파워를 키워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제히 세계 3대 특허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고, 특허경영 레이스에 돌입했다. 두 회사는 향후 5년 내 특허 전담인력을 최대 80%까지 확충하는 한편 CEO 등 고위경영진이 직접 주재하는 ‘특허전략회의’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특허전담최고책임자(CPO)·짝퉁전담기관 등 새로운 조직까지 신설, 글로벌 특허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빅3’ 특허기업 도약=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특허등록 세계 톱3를 목표로 세웠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LG전자는 2010년까지 세계 3대 특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특허등록 순위에서 역대 최다인 1647건으로 5위를 기록, ‘빅3’ 진입 가시권에 들어간 상태다. LG전자도 현재 연간 2000여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출원 수를 2010년까지 5000여건으로 확대해 글로벌 톱3의 특허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대규모 특허 전문인력 양성에 팔을 걷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현재 250명 수준의 전담인력을 2010년까지 80% 늘려 45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LG전자는 당장 내년까지 300여명 규모로 올해보다 50%나 확충할 방침이다.
◇경영진까지 나섰다=두 회사의 특허경영은 CEO 등 최고 경영진이 손수 챙기면서 더욱 열기를 뿜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김쌍수 부회장이 직접 주재하고 CTO와 각 사업본부장 등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표준화전략회의’를 1년에 2회 개최키로 했다.
삼성전자도 이윤우 부회장이 주재하는 ‘특허혁신위원회’를 분기마다 개최, 전 세계 특허시장 변화에 수시로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올해 초 부사장급의 특허전담 최고책임자(CPO)라는 직책을 신설, 특허전략 수립 및 인력 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허 없으면 미래도 없다=특허경영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접목돼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말부터 ‘특허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NO Patent NO Future)’는 슬로건 등을 담은 포스터 3종을 주요 사업장 건물에 붙이는 한편 이달 들어 사내방송·사보 등을 통해서도 ‘특허중시문화’ 만들기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문용 삼성전자 CPO는 “특허는 기업의 브레인인 지적재산을 지켜주는 보호장치”라며 “기업의 미래도 이 보호장치의 견고성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LG전자 특허센터장은 “지난 2003년 중국·중동 등에서 6건의 짝퉁사례가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북미·중남미 등 전 세계로 확대돼 20여건까지 늘어났다”며 “수년간 개발한 미래 기술이 하루 아침에 도둑질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짝퉁전담조사기관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 법률대리인과 사설 조사기관을 동원해 짝퉁 정보채널까지 구축중”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미국 특허등록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