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배운다]피파 06(하)

사부에게 ‘축구’를 배운지도 어느덧 3주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름데로 센스가 생긴 기자. 컴퓨터와의 대전에선 거의 패배를 모르게 되었다. 모두 피나는 연습과 사부의 가르침 덕분이리라.

이제 더이상 컴퓨터와의 대결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본격적인 대결모드로 접어들기로 했다. 사부와의 약속시간을 정하고 주말 손에서 패드를 놓지 못한 채 맹연습에 돌입 사부를 격파하기위한 전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날! ‘월드컵 16강을 향해 의지를 불태우는 태극전사의 마음이 이럴까?’ 싶을 정도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승부욕이 불타 올랐다.“연습 많이 하셨나 봐요.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 있네요.” 사부는 기자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내심 당황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하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청출어람’이라지만 저한테는 통하지 않을 겁니다.” 사부는 섣부른 기대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동안 연습해온 팀인 이태리를 선택한 기자. 이태리는 수비 축구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빗장수비’로 유명한 팀이다. 사부의 실력이 몇 수위라고 판단 견고한 수비벽을 쌓은 뒤 역습을 노리기 위한 팀 선택이었다. 주말 내내 연습해온 필승전략이기도 했다.

이에반해 사부는 이태리보다 능력치가 떨어지는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선수 능력치는 이태리에 비해 떨어지만 실제 경기엔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선수의 능력치보다는 어떻게 컨트롤을 하고 어떤 전술을 펼치느냐가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즉 선수들의 능력치가 제아무리 높다 한들 플레이어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소용없다는 말이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고, 예상한 대로 사부의 파상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수비 위주의 전술을 세우셨군요. 상대 실력이 한 수위라면 수비 위주의 전술이 승리의 한 방편이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부는 이런 전술엔 몇가지 단점이 있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친다고 해서, 수비의 수를 극단적으로 늘리는 것은 좋은 전술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드필더의 수를 늘리는 것이 더 좋은 수비전술입니다.” 상대 공격을 미드필드에서 차단하지 못한다면, 수비수가 많아도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수비를 극단적으로 늘릴 경우 볼을 차단해도 미드필드에서 공을 받아줄 선수가 부족하기때문에, 공을 클리어링 해도 상대에게 다시 공을 빼았길 염려가 있어요. 그렇게된다면 제대로된 공격을 할 수 없죠.” 그렇다.

기자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것이다. 수비수가 많으면 당연히 공격차단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던 것이다. 수비수가 많아 문전 앞에서 공을 차단하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 다음 역습을 노리기 위한 중간과정인 미드필더의 수가 부족해 상대에게 다시 공을 빼았겼던 것이다. 따라서 수비중심의 전술을 운용한다고 해도 적정수준의 미드필더의 수는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타임을 요청하고 포메이션을 변경하고, 4-3-3의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다시 시작했다. “4-3-3 의 경우 수비가 4명이고,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이기때문에 아까의 전술보다는 미드필더에서 보다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할 수 있어요”라며 이때 한가지 주의할 것은 미드필더수가 상대의 전술에 비해 적다면 무리하게 중앙 돌파를 시도하는 것보다 좌·우측에 발빠른 선수를 배치 측면공격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인 전술임을 강조했다.

“기본 포메이션도 중요하지만, 수비와 공격에 작전명령도 승리를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조이패드 방향키를 통해 변경할 수 있는 작전은 총 4개가 있으며, 적절히 사용하게되면 상대 수비라인을 한번에 뚫을 수 도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야 한다.

크게 공격시 CA(카운터 어택) MR (써드맨 출전) WP (측면 플레이) BO (박스 오버로드), 수비시 PR (압박) FB(포백) ZD (지역방어) OT (오프사이드 트랩)이 있다. 카운터 어택은 수비라인에서 한번에 롱패스로 찬스를 노리는 전술이며, 수비위주의 전략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여기에 오프사이드 트랩은 상대 스루패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전반전이 끝나고 스코어는 0대0. 사부의 놀라운 실력을 감안한다면 선방한 셈이다. 의기양양해진 기자 “제가 연습 좀 했죠. 하하하. 후반전엔 골로 말씀드리죠. 각오하시죠”라며 거만을 떨었다.

이윽고 후반전이 시작되고 치열한 미드필더에서 공방이 이어지는 듯 하더니, 단 한번의 패스로 일대일 단독찬스를 내주고 결국 ‘슛∼골인!’ 거만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이내 풀이 죽고 말았다. “지나친 오프사이드 트랩은 이렇게 단독찬스를 내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스루패스의 경우 상대 수비에게 차단당할 위험은 크지만, 선수 달리기 버튼을 이용 빈공간에 선수를 이동시킨 후 연결하면 성공율을 높힐 수 있어요.” 그리고 다시 이어진 실점. 사부의 스루패스에 맥을 못쓰고 당하기만 했다.

“상대 스루패스를 차단하기 위해선,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합니다. 무리하게 공을 빼았으려 하기보단 상대 앞에서 패스루트를 가로막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상대 길목을 잘 살피라는 사부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무리한 수비를 시도하지 않자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중앙에서 공을 차단한 후 사이드로 연결 다시 중앙으로 크로스∼, 이어진 헤딩슛! 마침내 첫골이 터졌다.

“방금 사용하신 전술이 가장 기본적인 득점방법입니다. 측면의 공격수를 활용 해 센터링을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물론 상대 수비가 압박해 들어올 땐 공을 뒤로 뺀 뒤, 다시 리턴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에 공을 센터링할때 공격수가 자리 잡을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도 득점성공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경기가 끝날 즈음 다시 한골을 먹어 최종 스코어는 ‘3대1’ 하지만 만족할만한 경기결과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집중력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실력이 느는 걸 보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하지만 다음번엔 한골도 허용치 않을겁니다.” 그럼 이번 경기는 봐주기였단 말인가?(그럼 그렇지… ㅠ.ㅠ) 사부는 제자를 더욱 각성시키는 한마디를 남기곤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로 날아가 버렸다(박윤서 선수는 ‘질레트 피파2006대회’에서 우승해 부상으로 주어지는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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