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는 LG, 호치민은 삼성.’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인구 8300만명의 베트남 디지털TV 시장을 양분하고 지존 경쟁에 돌입했다.
독일월드컵을 겨냥해 한류 스타를 CF모델로 내세우는가 하면 베트남에 처음으로 전문 대리점을 오픈하는 등 마케팅 전쟁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대장금’ 여주인공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스타 이영애를 DTV CF모델로 내세운 데 이어 최근 하노이 중심가에 프리미엄 가전전문대리점 ‘LG프라자’ 1호점을 오픈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삼성모바일프라자’를 베트남 곳곳에 오픈하는 등 양판점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온 베트남 가전유통 딜러들에게 삼성 독자 브랜드의 프리미엄 대리점 오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TV시장은 브라운관 평면TV와 볼록CRT TV가 99%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브라운관 TV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1%에 불과한 PDP, LCD 등 DTV 판촉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DTV시장이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의 첫 번째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LG전자 이재성 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은 한국보다 인구가 2배 가까이 많아 시장잠재력이 큰 데다 최근 경제발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DTV,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매년 100%씩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월드컵을 계기로 최근 매달간 DTV 교체수요가 월 2∼3배씩 급증하면서 LG, 삼성 등 국내업체뿐만 아니라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들도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TV시장은 LG와 삼성이 나란히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하며,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노이 최대 백화점인 빙콤타워 가전매장 허엉 영업과장은 “베트남인 85%가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가장 좋아하는 가전업체로는 LG와 삼성을 꼽는다”며 “삼성은 호치민, LG는 하노이에서 각각 TV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 베트남법인 곽성환 부장은 “대대적인 DTV 판촉으로 지난 5월 42인치, 50인치 등 대형 PDP TV가 700대 가까이 팔리며, 전월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며 “베트남에서 50인치 PDP TV는 한국돈 500만원으로 한국보다 100만원 가까이 비싸지만 부유층을 중심으로 갖고 싶은 가전목록 1호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베트남 TV시장 규모는 160만대로, 한국 250만대 시장규모의 64%에 달한다.
하노이(베트남)=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