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팅속도를 줄이기 위한 각 업체들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하드디스크에 시스템 부팅 메모리를 장착해 부팅 시간을 30초 이내로 줄인 ‘H-HDD(하이브리드 HDD)’를 공개했고, 인텔은 주기판에 ‘윈도 비스타’ 탑재 메모리를 설치, 부팅 속도를 기존 1분에서 30초로 줄일 수 있는 ‘롭슨’기술을 대만 컴퓨텍스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특히 이 두 업체는 모두 MS 차세대 윈도인 ‘비스타’ 출시에 상용화 일정을 맞추고 있어 내년엔 업체의 부팅 시간 단축노력이 현실로 구현될 전망이다.
◇인텔 ‘롭슨’으로 기선 제압=지난 3월 공개된 바 있는 인텔 ‘롭슨(Robson)’ 기술은 지난 10일 대만에서 막을 내린 컴퓨텍스 전시회에서 구체화됐다. 인텔 롭슨 기술은 기존 HDD를 통한 부팅이 아니라 이를 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주기판에 장착, 부팅속도를 30초 이내를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메모리의 경우 256MB∼1GB 등 선택에 따라 3가지로 구성되며, 인텔은 주기판 내장형 뿐만 아니라 PCI익스프레스 카드 형태로도 제공한다. PCI카드를 이용할 경우 별도 운용체계(OS)를 깔지 않아도 이 카드만 장착하면 부팅이 가능하다. 특히 플래시메모리를 이용하면 부팅시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사용시간도 기존에 비해 2배 가량 길어져 IT기기의 이동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인텔 측은 “오는 8월 PC OEM업체에 샘플을 제공해 이르면 내년 초 시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윈도 비스타 두 가지 핵심 기술인 ‘레디 드라이브’와 ‘레디 부스트’을 이용하는 등 차세대 OS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HDD진영도 가세=지난해 하이브리드 HDD 시제품을 출시하는 등 PC부팅 속도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이를 탑재한 노트북PC를 공개,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이브리드 HDD에는 256MB정도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가 장착돼, 기존 읽기 속도 문제로 부팅이 더뎠던 HDD의 단점을 보안했다. 이를 통해 기존 1분 내외에 부팅시간을 최대 10초로 단축한 것은 물론 배터리 소모량도 절감했다.
메모리 영역에 롭슨과 마찬가지로 ‘레디 드라이브’와 ‘레디 부스트’ 기능을 탑재하면 외장형 HDD만으로 시스템을 옮겨가며 부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HDD를 탑재한 노트북PC의 경우 지난 5월 개최된 MS개발자 포럼(윈헥)에 소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오는 3분기 각 OEM업체에 이 제품 샘플을 보내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는 내년 초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HDD에 비해 데이터 읽기·쓰기 속도가 각각 3배, 1.5배 개선된 SSD를 탑재한 노트북PC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별도 부팅 메모리를 사용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기존 시스템에 비해 20% 가량의 부팅시간 단축 효과가 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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