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고, 일본 뜨고”
일본이 한국 휴대폰 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그 간 독자적인 방식(PDC)을 사용한 데다 사업자들의 품질요구가 까다로워 한국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진출에 엄두도 못내 왔던 시장. 하지만 올들어 글로벌 표준인 3세대 이동통신(WCDMA) 도입이 본격화 되면서 한국산 휴대폰의 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출물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주목받았던 중국 시장에 대한 열기는 다소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일본 수출 ‘폭발적’=올 들어 3월말 현재 한국산 휴대폰의 일본 수출액은 이미 지난해 총 공급실적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수출 증가률도 2월 2만7345%, 5월 7397%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재팬을 인수하면서 현재 일본으로 단말기를 수출하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앤큐리텔 등 빅3는 물론 중견 기업들의 일본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일본 이동통신 시장 ‘빅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NTT도코모 조차 소프트뱅크가 내놓을 카드를 예의 주시하면서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보다폰 일본법인을 150억달러에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특히 오는 10월께 회사명을 소프트뱅크모바일로 변경,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한국 기업들의 일본 진출 움직임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팬택계열은 올 하반기 일본 2위 사업자인 KDDI(au)에 대한 후속모델 공급을 적극 추진중이다.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투자한 벨웨이브를 비롯 유럽통화방식(GSM) 단말기 전문업체 이지엠텍도 환경변화에 따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
◇중국, ‘다국적 기업 전쟁터’=중국은 일본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GSM 시장은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 등 3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죽음의 땅’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의 중국 수출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연속 5개월 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3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1% 감소한 1609만9000달러를 기록했고, 5월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2% 줄어든 1631만달러를 시현했다.
중국은 일본과 달리 진입장벽은 높지 않지만,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의 전쟁터로 변화면서 상당수 중하위권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CDMA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나머지 한국 기업들은 중국 사업전략 수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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