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타이페이 2006`…컨버전스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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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IT로 통한다(We link IT All)’ 6일 개막한 세계 최대 PC·주변기기 전시회 ‘컴퓨텍스 타이베이 2006’이 내건 슬로건이다.

 이에 걸맞게 이번 전시회에서는 IT에 기반을 둔 다양한 컨버전스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모바일 TV·자동차용 멀티미디어 장비·디지털 비디오 브로드 캐스팅(DVB)·디지털 컨버전스 제품과 네트워크 솔루션이 대거 선보여 PC와 주변기기가 점차 업무 목적에서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주관으로 10여개 업체가 한국관을 구성해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마음껏 뽐냈다. 이번 전시회는 2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2907개 부스가 마련됐으며, 개막 첫날인 6일에는 IT 전시사업 불황에도 참관 인원이 2만명을 돌파했다.

 

 ◇최대 이슈는 컨버전스와 와이어리스=이번 전시회에는 에이서·아수스·벤큐 등 대만계 주변기기 업체뿐 아니라 인텔·MS·TI 등 다국적 컴퓨팅 기업도 부스를 마련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에 참가한 바이어만 3만명에 이르는 등 기술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려는 흐름이 뚜렷했다.

 전시회는 과거와 달리 서로 영역을 넘나드는 컨버전스 제품이 대거 소개됐다. 카트로닉스(Car Tronics)·IC애플리케이션·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컨버전스 제품을 주제로 별도 전시관도 마련됐다. 함께 열린 세미나도 ‘eNTertain(entertainment, Family, Digital Future)’이 단연 화두였다.

 주변기기 제품은 기존 PC 중심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 기기·차세대 IT제품 등 각종 신모델이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에이오픈은 A4용지 크기 PC인 ‘미니PC’에 인텔 바이브 플랫폼을 탑재한 모델을, 주기판으로 잘 알려진 아수스는 PC 주변기기 외에 휴대폰 ‘V75’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옵토디스크·CMC 등 광미디어 업체는 블루레이와 HD DVD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밖에 네트워크 공유기·와이맥스 휴대폰 등 무선 지원 제품 전시가 크게 늘어나 본격적인 ‘와이어리스 시대’가 왔음을 알려 주었다.

 ◇치열한 맞수 경쟁=제품을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도 치열했다.

 단연 인텔과 AMD의 홍보전이 돋보였다. 인텔은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4개 홀을 도우미와 피켓을 동원해 차세대 마이크로 CPU인 ‘콘로’와 ‘메롬’을 홍보했으며, AMD와 벤치마킹도 시도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맞서 AMD도 64비트와 듀얼을 컨셉트로 자사 부스뿐 아니라 각 PC업체 부스에서도 AMD CPU를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AMD는 즉석에서 홍보 도우미의 댄스 경연을 펼쳐 발길을 붙잡았다.

 ‘그래픽카드 맞수’ 엔비디아와 ATI도 불과 30여m 거리에 부스를 마련해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두 회사는 경쟁사에 바이어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동시에 경품 추첨 이벤트를 벌이는 ‘촌극’도 빚었다. 특히 게임이 그래픽카드 성능에 민감한만큼 현장에서 최고 게임을 구동하고 각자의 마스코트를 동원해 전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이 밖에 중국계 업체는 OEM업체를 의식해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명 공세를 펼쳤다. 10여평의 부스에 직원이 7∼8명 상주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IT코리아 열기도 ‘후끈’=이번 전시회에서 국내업체는 주변기기 시장 주도권을 대만·중국 업체에 내준 중소업체의 움직임이 단연 돋보였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KEA) 주관 아래 제3전시관에 마련된 한국관 참가 업체는 잘만테크·사운드그래프 등 10여 개로 지난해(20개)에 비해 다소 줄었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선 오히려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존 국내업체가 중국·대만과 비슷한 포트폴리오로 별다른 특색을 보여 주지 못했다면 이번 참가 업체는 LCD패널이 장착된 PC케이스, DVD와 디빅스를 동시에 읽을 수 있는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 등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을 적극 홍보했다.

 전자산업진흥회 측은 “올해 참가한 업체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아니지만 중국 기업이 따라오기 힘든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적은 규모의 부스에도 바이어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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