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형성된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차별화’만이 살 길이었다. 성능에서든 기능에서든 가격에서든 남과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했다. 레인콤과 삼성전자의 독과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3년 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진 차경묵 대표는 아이옵스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2%의 차별화를 꾀한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아이옵스가 내놓은 첫번째 모델 MFP-300에서도 차 대표의 차별화 정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시장에서 이슈가 된 것은 OGG 파일 지원 기능. 시장을 지배했던 업체를 제치고 난생 처음 들어본 중소기업이 국내 처음으로 OGG 지원 제품을 내놓았다는 데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유통이 되자마자 상황은 역전되어 이 제품은 아이옵스의 효자 상품이 등극됐다. OGG 지원은 물론이거니와 슬라이딩 커버를 채용하여 좀더 깔끔해진 디자인, 케이블을 들고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16Gray 유기EL 디스플레이와 180도 회전되는 A-Type USB 플러그 내장 등 처음부터 사용자 입장을 고려해 기획된 만큼 큰 호평을 얻었다.
차 대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OGG 포맷 지원으로 뜨거웠던 열기를 e-Book 뷰어 기능과 텍스트를 보지 않고도 귀로 들을 수 있는 Real TTS(Text To Speech) 기능으로 다시금 주목시킨 것. 그 후에도 아이옵스는 재생 중 동화상과 스크린세이버 지원, 최다 유료 음원을 지원하는 DRM 서비스, 국내에서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한국적 문양의 디자인 채용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옵스는 제품 브랜드명에서도 남다름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MP3 플레이어들이 상호 유사한 모델명으로 혼선을 빗는다는 점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제품들은 타사 제품명에 묻히기 쉽다는 점을 착안해 제품 특성에 따라 ‘作’ ‘格’, ‘秀’ 등의 한자를 채택한 것. 중국산 제품이라는 오해는 받긴 했지만 “한자 이름으로 된 것 좀 보여주세요.”라고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듯 아이옵스가 MP3 플레이어 업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이슈메이커가 됨과 동시에,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 모델명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하나둘 확보하면서 국내에서 5%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항상 ‘차별화’가 전제되었다.
“벤처기업의 중심에는 특화된 아이디어를 아우르는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아웃소싱이 아닌 저희 기술력으로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시도한 것인데, 앞으로는 아이옵스 스타일(Stylish IOPS)을 만들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물론 지난 3년간 탄탄대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들의 컨버전스로 인해 MP3 지원 휴대폰이 대거 출시되었고,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의 나노팟 공세와 중국산 제품들의 저가 공세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2004년도에는 총매출액의 52%를 차지하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27%로 감소되었다고.
이에 차 대표는 2005년 말을 심기일전의 해로 정하여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차기 전략을 세운 상태라고 힘주어 말한다. 요컨대 더 이상 MP3 플레이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이다.
“더 큰 시장에 눈을 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DMB 수신기,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와이브로, 심지어 UMPC까지 아우르는 영역을 공략한다는 계획 아래 단계별로 각 플랫폼에 대한 솔루션 확보하고 기술력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차 대표가 피력하는 아이옵스의 신규 전략은 이미 가시화됐다. 지난 3월에 PC용 지상파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수신기인 싸이어스 2종을 출시한 것. 싸이어스는 본체 내장용 안테나 외에 외장형 안테나를 추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광대역 안테나를 채택해 향후 전국 방송시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막 DMB 시장에서 발걸음을 뗀 것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MP3 플레이어에서도 그랬듯 2%의 차별화를 꾀하여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특히 아이옵스는 글로벌 경쟁력을 품질, 성능, 가격이라고 정하여 이 부분에서의 차별화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차경묵 대표는 아이옵스의 부족분을 직시하여 기술 습득과 경험 축적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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