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4호기`연내 도입 가능성 `촉각`

6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슈퍼컴 프로젝트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 4호기 프로젝트가 유찰되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유찰 사유에 대해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관련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도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ISTI가 슈퍼컴퓨터 4호기 유찰 배경과 사유에 대한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명확지 않은 유찰 사유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참여업체인 한국HP와 한국IBM은 유찰에 따른 관련사업 지연을 우려하며 연내 도입의 가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KISTI가 입찰제안서에서 제시한 성능치인 150테라플롭스를 맞췄지만 KISTI가 사소한 단위나 계산방법 등을 이유로 입찰 제안업체에 유찰됐음을 구두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국HP와 한국IBM은 이번 유찰로 인해 본사에 더는 설득할 힘을 잃었다며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미 각종 시험 장비 구매와 테스트 비용으로 적게 잡아 3억원, 많게 잡으면 10억원가량 투자한 상황이어서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다른 업체와 원점에서 재경쟁을 한다면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애초부터 본사에서 얼마나 손해보고 더 투자하느냐의 경쟁이었다”면서 “프로젝트 신뢰성이 본사 투자의 핵심인데 (일정이 흔들려) 힘겹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슈퍼컴퓨터 4호기 재개 시점에 쏠리고 있다. 늦어도 8월까지 선정 절차를 마친다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한번 유찰된 이상 다양한 변수로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실제로 현 KISTI 원장의 연임 여부와 입찰계약서 변경 등으로 슈퍼컴 도입 일정을 더 늦출 수 있다는 말이 KISTI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KISTI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적잖은 금액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인만큼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최대한 늦추더라도 3개월 이상 연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늦어도 12월경에는 구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