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음반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온라인뮤직의 위세에 음반사들의 매출이 격감하면서 세계 3위 EMI와 4위 워너뮤직이 자구책 마련을 위한 합병에 들어갔는가 하면 독일의 베델스만은 사업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현지시각) 세계 음반업계 4위인 미국의 워너뮤직에 인수제의를 했다가 퇴짜맞은 세계 3위의 음반사 영국의 EMI가 인수제안가를 높이면서까지 인수합병(M&A)를 성사를 추진중이라고 밝혀 향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 음악시작은 애플의 아이튠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디지털 음악 판매의 확산 등으로 음반 판매가 저조해지며 대형 음반사 간에 비용절감을 위해 M&A가 점쳐져 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다각적 구조조정 모색=EMI의 인수 제안은 세계 음반산업에 폭넓은 구조조정을 예고한다. 세계 음반시장 점유율 3위인 EMI(13.4%)와 4위인 워너뮤직(11.3%) 간 결합이 성사되면 24.7%로 당장 선두업체 유니버설(25.5%)에 0.8%차로 바짝 다가서 시장판도를 크게 흔들 전망이다.
이처럼 합병에 따른 음반 거대공룡이 만들어진다면 1위 유니버설과 또 한차례 일대 격전을 치르게 될 것이고 이는 세계 음반업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워너뮤직이 EMI의 인수 제안을 거부했지만 현재 디지털뮤직에 쫓기고 1위에 치인 3, 4위 업체간 합병은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독일의 미디어기업인 베텔스만도 경쟁력 떨어지는 자사의 음반 발매사업 매각과 함께 합작 법인인 소니BMG의 지분매각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벼랑 끝의 음반사=음반사들은 대형 소매 업체들로부터의 가격 압박과 인터넷 및 모바일 기기에서 음악을 판매하는 새로운 경쟁자에 직면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음반사들은 소속된 가수와 중간 관리자를 줄이고 일부 사무실을 없앴으며 디지털 음악 판매를 확대하는 등 조치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또 EMI와 워너가 합병해 세계 음반 시장에서 유니버설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른다고 해도 미래 성장 전망에 미칠 합병 이익은 분명하지 않다. 로나 틸비안 뉴미스(Numis) 분석가는 “아날로그 매출을 디지털 매출로 교체한다고 해도 마진이 남을 것이냐는 점이 문제”라며 “사람들은 음반을 사는 대신 노래 두세 곡을 온라인에서 내려받는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나온 상황을 보면 EMI와 워너뮤직 간 합병 성사시 어떤 식으로든 덩치간 커진 공룡들 간의 패권 충돌, 그리고 온라인 음악사업을 통한 신사업 모색 등의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 분석가는 “합병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될지는 분명치 않다. 소니 BMG(소니와 베텔스만의 합작사)도 분명히 큰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부정론을 펴기도 한다.
◇적절 인수가는=워너뮤직은 주당 28.5달러 및 현금 등 총 42억달러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EMI의 제안을 거절했다. 익명을 요구한 워너뮤직 컨소시엄 관계자는 EMI의 인수 제안가가 적어도 주당 30달러는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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