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가 `월파라치` 비상

“‘월파라치’가 노리고 있다.”

 가전유통 업계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대적인 월드컵 매복마케팅 감시활동으로 비상이 걸렸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FIFA가 이른바 ‘몰래카메라’로 무장한 대규모 감시단까지 가동하고 나서 가전유통 업계는 자칫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까 우려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FIFA는 최근 국내 에이전트 서너 개를 선정해 매복마케팅 감시단을 꾸리고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아닌 업체의 월드컵 마케팅 사례를 대대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특수가 예상되는 가전유통가에는 전국 매장을 일일이 점검하는 ‘저인망식 감시체계’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는 본사 차원에서 월드컵 마케팅을 극도로 자제하는 한편 전국 대리점과 직영점에 본사와 협의 없이 월드컵 마케팅을 벌이지 말 것을 지시했다. 또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유통 전문점도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월드컵 마케팅과 관련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최근 FIFA가 비밀리에 전국 3∼4개 에이전트를 선정해 매복마케팅 감시단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손님으로 가장해 캠코더나 카메라로 암암리에 증거수집 활동을 벌이는 장면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FIFA는 현재 공식 스폰서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매복마케팅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FIFA는 지난 2002년에도 매복마케팅 감시단을 가동해 위반한 한국업체와 외국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했으나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린 것을 감안해 한국업체 대상 소송은 중도에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FIFA가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데다 모든 감시활동을 비밀리에 진행해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FIFA는 일반 용어로 굳어진 월드컵이라는 단어조차 못쓰게 하면서도 공식 협조 공문조차 발송하지 않는 등 주의활동은 거의 펼치지 않고 있다”며 “중소업체나 지방 가전매장에서는 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월드컵이란 단어를 현수막이나 홍보물에 사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 월드컵 이후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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