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8일까지 5일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유럽 집행위원회(EC) 간에 벌어지는 반독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의 배경에는 문화적 차이가 숨어있었다. 특히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와 마리오 몬티 EC 경쟁위원(당시)이 사태를 보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면서 사태를 크게 만드는 데 일조했음도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의 유럽내 반독점혐의에 대해 MS와 EC가 대립각을 세우게 된 배경으로 이같은 문화적 차이에 주목했다. 결국 반독점 혐의에 대해 회사의 힘을 과신하고 결과를 낙관한 발머의 MS가 유럽고객을 우위에 둔 당시 몬티 경쟁위원에 의해 발목을 잡힌 셈이 됐다는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2004년의 만남=발머 MS CEO는 지난 2004년 3월 유럽연합(EU)의 집행기구인 유럽 집행위원회(EC)의 마리오 몬티 경쟁위원이 MS에게 엄청난 짐을 부과하기 하루 전까지 결과를 낙관했다. MS는 엄청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윈도 운용체계(OS)의 민감한 정보들을 경쟁사들에 제공하고, 윈도에 자사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와 미디어 플레이어 경쟁 제품 3개를 탑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반독점혐의에 대한 시정 및 벌금 명령 발효 하루전인 2004년 3월에 만난 두 사람은 모든면에서 대조를 보였다.
몬티는 교수다운 정확한 말투와 금욕적인 태도로 MS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을 요구했고 발머 CEO는 불그스레한 혈색에 두툼한 손, 큰 목소리, 외향적인 태도로 EC에 대해 경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발머는 만약 이 사건이 법정으로 간다면 엄청난 법적 증거 불충분이 드러나고 SW 산업의 지지자들이 EU 집행위원회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행위원회는 “MS의 경쟁사들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을 세우고 결국 유럽 소비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MS와 싸움에 나선 것”이라며 새로운 문서제출을 명령했다. 발머는 그의 48번째 생일인 3월 24일 공식적인 반독점 행위 시정 및 벌금부과 명령을 받았다.
◇MS-EC간 문화격차=MS가 EC와의 거래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MS측 방어팀 일부 멤버들은 EC가 처음부터 MS에 반대하는 결정에 기울어 있었다며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
한 MS 수석 법률 고문은 “우리가 로위와 2003년 6월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면 논의에서 더 진전을 봤을지도 모른다”며, MS 방어팀이 좀 더 일찍 EC의 고위 관리들과 협상을 요구하지 않았음을 후회했다.
협상도 처음부터 문화 충돌 자체였다.
MS는 EC와의 협상이 동등한 상대 사이의 의견 불일치인 것처럼 접근해 규제당국자들을 화나게 했다. 반면 EC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할 책임을 진 규제당국자 입장에 서서 MS를 판사 앞에 선 도둑같은 태도로 대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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