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체험기]위닝일레븐 9 LE PC버전

PC버전 ‘위닝일레븐 9 LE’이 곧 발매될 예정이다. 이 타이틀은 PS2버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기능이 탑재돼 있어 소량의 요금만 지불하면 자신의 PC로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위닝일레븐’ 유저와 대결을 벌일 수 있다.

더게임스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위닝일레븐 9 LE’를 독점으로 취재, 그 체험기를 지면으로 공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닝일레븐 9 LE’는 최고의 축구게임이란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었다.



‘위닝일레븐’ 유저들이 가장 원했던 점은 바로 온라인 기능이다. 콘솔 기반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이 게임도 싱글플레이 위주로 진행된다. 개발사 코나미가 ‘위닝일레븐’에서 가장 내세우는 것은 마스터 리그 모드다. 유저가 2부 리그부터 시작해 자신의 클럽을 프리미어 리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 목적인 모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2인용 플레이가 마스터 리그 보다 많은 인기를 끌었고 결국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요구됐다. 코나미는 8탄부터 온라인 기능을 지원했으나 국내에서는 ‘위닝일레븐 9 LE’가 최초로 인터넷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작품이다.게임을 실행시키고 온라인에 접속하면 인증 번호와 비밀번호를 넣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인증 번호는 패키지에 기재된 등록 번호를 공식 사이트에서 본인 인증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로그인이 완료되면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등장한다. 메뉴는 PS2 버전과 달리 대회 모드가 없고 오로지 대전 모드만 있다. 여기에 입장해 로비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방이 보이고 원하는 곳으로 들어가면 유저들의 아이디가 보인다.

채팅은 PC의 특성을 살리고 있다. 키보드를 이용해 채팅할 수 있으며 매크로 기능으로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설정은 기존 시리즈들과 큰 차이가 없으나 선수들의 체력 게이지가 화면에 표시되는 점이 눈에 띈다. 체력 게이지는 유저가 선수를 혹사 시킬수록 해당 선수의 체력을 보여주는 것.

이 수치가 바닥을 치면 선수의 몸놀림이 눈에 띄게 둔해진다. 일반적으로 유저는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지 않고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를 도입해 적절히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단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영표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토튼햄 핫스퍼를 선택해 플레이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라이선스의 문제로 정식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여기 소속된 일부 선수의 경우에도 실명을 등록하지 못해 가명으로 표시되는 점이 아쉬웠다. 박지성 선수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있지 못하고 교체 선수로 등록돼 있었으나 능력치가 매우 좋은 것이 인상적이었다.실제로 박지성 선수를 경기에 투입해 오른쪽 윙을 맡겼더니 어시스트를 2번이나 하는 등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재미있는 점은 파마한 검은 머리와 작은 눈, 여드름 자국 등 박지성 선수의 특징이 고스란히 표현돼 있었던 것.

또 이영표 선수는 수비 능력과 오버래핑 수치가 탁월하게 높았다. 실제 이영표 선수가 유럽에서 인정받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이 게임에서 정확하게 구현돼 있었던 것이다. 왼쪽 윙 백이 포지션인 이영표 선수는 적절한 수비와 활발한 측면 침투로 공격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물론 직접 컨트롤을 한 부분이지만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장면에서도 선수 개개인들의 역량이 잘 드러나 있어 과연 ‘위닝일레븐’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

한국국가대표팀은 16강 진출 가능성이 저절로 보였다. ‘위닝일레븐’은 메이저 대회의 결과에서 영향을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위를 달성한 국가답게 우리나라 대표팀은 왠만한 유럽팀과 대등한 경기력을 가졌다. 포메이션은 4-3-3으로 짜여져 있었으며 중앙 스트라이커는 안정환 선수가 선발, 이동국 선수는 교체 선수였다. 오른쪽으로 이천수, 왼쪽으로 박주영이 포진해 있었고 박지성 선수는 미들필더로 중원을 호령했다.

‘위닝일레븐 9 LE’는 전반적으로 패스 위주의 조직력이 승패를 가늠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돼 있다. 기존 시리즈들은 유저의 손놀림에 따라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장면이 가능했으나 이젠 달라졌다. 조작이 쉽지 않고 선수들의 동작이 커 개인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간 침투와 공간 패스의 성공 확률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게임성은 더욱 상승했고 조직력의 재미가 배가 됐다.온라인으로 경험한 PC버전 ‘위닝일레븐 9 LE’는 온라인게임 시장에 파도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게임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네오위즈와 EA가 손잡은 ‘피파 온라인’도 4월 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으로 있는 등 혼전 양상이다. 여기에 콘솔에서 축구게임의 지존임을 자처하는 ‘위닝일레븐’까지 합세하면 그야말로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도그 파이터가 벌어질 양산이 크다.

‘위닝일레븐’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정해야할 부분이 있다. 먼저 로비의 불편함이다. 온라인게임의 경험이 적은 코나미가 이를 담당한 탓에 국내 온라인게임처럼 다양한 기능과 쉬운 사용이 보이질 않는다. 로비는 일종의 커뮤니티로 활용 돼야 하는데 단순히 경기를 성사시키는 곳으로 전락시켰다.

또 로딩이 무척 길어 졌다. 이전의 시리즈들은 로딩 시간을 줄이는데 많은 공을 들였으나 갑자기 늘어난 것. 체감으로 느끼기에 두 배 이상 길어져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유저가 지쳐 버릴 공산이 크다. 게다가 드디어 PC버전이 등장했다는 유저들의 기쁨이 10탄 출시 소식으로 찬물을 끼얹는 코나미의 개발 스케줄이 이해되기 힘든 부분이다.

<김성진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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