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속한 하나의 작은 지방이다. 땅덩이도 그렇지만 인구도 170만명으로 우리나라 광주광역시보다 조금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임금과 유럽의 지리적 관문이라는 이점을 내세워 MS·오라클·SAP·시티그룹·혼다 등 전 세계 다양한 기업을 유치했다. 그 결과 영국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이제는 유럽의 연구개발(R&D) 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기업 가운데도 셋톱박스 업체 휴맥스와 보안기술업체 ADT가 이 ‘작지만 강한’ 북아일랜드에 진출해 있다.
22일 방한한 제레미 피치 북아일랜드 산업개발청(우리나라의 과학기술부 겸 산업자원부) 부청장은 “디지털신호처리(DSP), 시스템온칩(SoC), 생명공학, 임베디드시스템, 무선통신기술 등의 과학기술분야에서 우수한 북아일랜드와 한국간 공동 R&D벤처 설립이나 한국IT기업의 북아일랜드 진출을 적극 제안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피치 부청장은 24일까지 삼성종기원·삼성SDS·대우일렉트로닉스·오픈솔루션 등 한국기업과 연구소를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삼성종기원은 북아일랜드 나노기술연구소와 지난해 나노기술(NT) 공동연구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북아일랜드가 글로벌기업의 유럽 진출 전진 기지로 자리잡은 비결에 대해 피치 부청장은 “R&D·교육·자본투자·인건비 등 기업이 필요한 분야를 적극 나서서 지원한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NT·BT·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퀸스대학, 얼스터대학 등 현지 대학에서 매년 7500명의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배출하고 사이언스파크를 설립해 첨단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투자 기업에 분야별로 25∼40%의 현금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 다른 지역에 비해 북아일랜드에 진출하면 수백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제 감면이나 원스톱 행정은 물론이다. 동북아R&D 허브를 준비하는 우리나라를 위해 그는 “(외국기업 유치를) 단기간에 성사시키려 하지 말고 꾸준히 기반 투자를 하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