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란 단어만큼 게임에 어울리는 것은 없다. 게임은 현실에서 불가능 한 것을 가능케 하고, 또 상상에 의해 그러한 것들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와이즈캣(대표 남민우)은 그런 ‘상상’이 넘쳐나는 개발사다.
캐주얼 야구게임 ‘슬러거’를 통해 우리에게 그 이름을 알린 이 회사는 기존의 야구게임이 타자 중심이었던데 반해 투수 중심의 역발상으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겨 주었다.
2001년 소프트쇼크라는 이름으로 교육용 CD 타이틀을 개발하는 것으로 그 첫발을 내딛었으니, 신생 개발사라고 하기엔 그 역사가 짧지 않다.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셈이다.
“사실 올해 사명을 ‘와이즈캣’으로 변경한 이유가 따로 있어요. 처음 회사명을 지었을 땐 나름데로 혁신적 아이디어로 바람을 불러 일으키려는 의도가 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반대의 이미지가생기더군요. ‘쇼크’라는 단어의 어감이 좋지 많은 않자나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 개발을 시작하면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남민우 사장(34)의 말이다. ‘와이즈 캣’은 이름 그대로 현명한 고양이라는 뜻이다. 호기심 많은 동물로 유명한 고양이처럼 언제나 호기심을 갖고, 사소한 아이템,아이디어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물론 ‘슬러거’가 나오기 전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패키지 기반 작품개발에 주력하다,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한 욕심보다는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조금씩 경험을 쌓아나갔고 마침내 ‘슬러거’의 성공적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실시 할 수 있었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서 기술력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첫 작품 ‘폐인맞고(네이트)’의 실패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와이즈캣은 없었을 것이다. 자만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모습, 결과에 신경쓰기 보다 과정을 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회사의 밝은 미래를 엿 볼 수 있었다.
이 회사는 기획과 개발의 이원화된 구조보다 개발자의 의견이 기획에 반영되고, 기획자의 의견이 개발에 반영되는 등 서로간 장벽이 없는 시스템을 추구 하고 있다. 즉 개발자라고 해서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부서를 새로 만들어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와이즈캣의 ‘상상력’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왔던 것이다. 또 단순함 보다 유저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는 것을 개발 원칙으로 추구하고 있다.
단순히 즐기는 차원을 넘어 게임을 분석하고 유저 스스로 그에 맞는 플레이를 발견해 나가는 재미를 찾아 나갈때 진정한 몰입이 생기는 것인데, 얼마 만큼 집중력을 키우냐가 과제였고, 타격중심이 아닌 투수와 타자간 심리전에 초점을 맞춰 문제를 해결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의 유연함을 발견하는 대목이다. 지금은 1차 클베가 끝난 시점이라 당분간 다른 작품을 기획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클베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몰입도나 접근성면에서 달라진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현재도 온라인 게임 이외에 교육용 타이틀을 같이 개발하고 있으며,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라는 말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상력을 갖춘 ‘와이즈 캣’의 발전된 모습을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게임의 몰입도는 어떠한가.
▲게임은 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게임을 통해 우리는 전사가 될 수 도 있고, 투수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캐릭터와 일치 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게임속에서 캐릭터의 행동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몰입이라는 것은 이렇게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저는 제작사가 만든 그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가지고 각각 다르게 행동한다. 즉 저마다의 개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몰입도가 높다면 게이머는 즐기는 이상의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슬러거’는 어떤 게임인가.
▲기존 야구게임들이 타자의 타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투수에게 중심이 잡혀있다. 즉 야구의 묘미라 할 수 있는 투수와 타자간 심리전을 통해 긴장감을 살렸다 할 수 있다.
사실성에 기준을 두고 개발했고 SD캐릭터 보다 4등신의 캐릭터를 사용한 것 역시 그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이었다. 클베 때는 조금 난이도가 높아 폭넓은 반응을 얻진 못했지만, 앞으로 난이도 조절과 깊이 있는 심리전을 통해 기존 야구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 할 것이다.
-야구를 선택한 이유는.
▲야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추구하는 게임의 모습과 잘 맞아 떨어지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게임만큼 성취감을 크게 느끼는 것도 없지 않은가. 승패의 존재가 분명해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도 크다.
또 투수와 타자간 심리전을 한번 제대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단순히 공이 빠르다고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것이 아니듯 예상치 못한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느낌을 나타내고자 했다. 이것이 야구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어떤 개발사로 남고 싶나.
▲다양한 것을 추구하기 보다는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슬러거’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작일 뿐이다. 유저들에게 잠시 인기를 얻고 사라지는 그런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꾸준히 인정을 받는 작품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평범함 보다는 독특함을 추구하는 그런 회사가 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많은 애정을 갖고 변화되는 와이즈캣의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모승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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