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와 각종 규제이슈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
KTF가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정보통신부(통신위원회) 등 각종 규제기관에 전방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영세 의원(한나라당)이 최근 공개한 KTF의 ‘2003년 재무실 업무계획’ 내부 문건에 따르면 KTF는 당시 세무조사와 각종 규제이슈를 피하기 위해 총 122억원의 예산을 책정, 적극적인 로비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 나타난 예산 사용내역은 △회의비 및 접대비에 80억원 △인지세 등 세금·공과금에 42억원이라고 기재됐다. 이와 함께 ‘2004년 업무보고’라는 또 다른 내부 문건에서는 인수합병한 한솔엠닷컴과 KTF의 세무조사를 2003년에서 2004년으로 연기시킨 것으로 드러나 로비가 성공한 것으로 보고했다.
‘2004년 하반기 업무추진 실적’ 문건에서는 ‘공정위-조사착수건 9건, 사건화 저지 7건, 시정명령건 2건’이라고 기록, 공정위에 대해서도 일부 로비가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 통신위에 대해서는 ‘조사착수 7건 중 사건화 저지 5건, 과징금 부과 2건’이라고 보고해 역시 로비 시도가 일부 주효했다고 기록했다.
‘2004년 하반기 업무추진실적’ 문서에는 또 ‘정통부 등 관련 핵심 이해관계자 위주 관리’ 등의 추진 계획을 통해 ‘정통부 123명, 학계 및 연구소 99명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예산 지원, 기념일 선물 제공’ 등의 내용이 나타나 있다.
이에 대해 KTF 측은 17일 해명자료를 내고 “당시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별도 예산을 편성한 바 없고 일반적인 회사 전체 행사 소요비용이었다”면서 “일부 규제사안에 대해 성공한 것처럼 기재한 것도 내부 보고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또 2003년 당시 세무조사 연기는 KTF가 KT아이컴을 합병한 뒤 물리적인 준비기간이 부족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연기했으며, 공정위 등에 대한 로비의혹도 통신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상적인 활동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당시 KTF의 로비의혹과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업무 처리가 있었는지에 대해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