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조용이 신임 공작기계학회장

Photo Image

 “자동차 부품, 공장자동화 업계에 30년 넘게 몸 담아오면서 얻은 결론은 공작기계의 발전이 곧 제조업의 발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조용이 싸이뮤텍 회장(69)은 올해부터 신임 공작기계학회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조 회장은 고려대와 KIST를 거쳐 70년대 현대자동차 공무(工務)부장을 시작으로 코리아스파이서, 신진자동차(거화) 등 평생을 자동차 제조·자동차 부품 제조에 몸바쳐온 이 분야의 산증인. 현재는 자동차 수동기어 핵심부품인 동기기어(싱크로나이져링) 제조사인 싸이뮤텍의 회장이다. 고희를 앞둔 그가 학회장직을 흔쾌히 수락한 것은 30여년간 현장에서 켜켜이 쌓인 의무감이 발단이 됐다.

 “제조물의 품질은 공작기계의 수준이 결정합니다. 외국 장비를 들여 쓰다보면 실제 필요한 것 외에 쓸데없는 크기와 기능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생산설비를 개발해야 제대로 된 제조를 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의 공작기계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화낙이나 지멘스와 같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R&D를 할 수 없다는 한계도 안타깝다.

 “가장 큰 문제는 설계 기술입니다. 주요 부분을 일본 회사에서 전량 가져다 쓸 정도인 소프트웨어 분야도 취약한 부분입니다.”

 조 회장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학계의 역할이다. “현장의 R&D 인력은 순간순간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근본적인 변화는 학자의 손에 달렸습니다. 그러려면 학자들이 강의에만 매달리지 말고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죠. 학자들이 1년동안 현장의 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조 회장은 신임 학회장으로서 침체된 공작기계학계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학회장직을 맡자마자 학술상을 새로 제정했다. 학자들의 연수, 현장참여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업계와 정부도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화천기계공업 등 전문업체들이 R&D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작기계업계에도 M&A가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업계에 에너지 공급원이 마련돼야 합니다.”

 조 회장은 미래 제조업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도 공작기계 분야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는 필수과제라고 역설했다. “중국이나 인도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중국, 인도의 산업이 발전하고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우리 제조업의 혁신을 위해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