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공존의 길 찾기

“요즘 개발사들과 판권료 협상을 하면 기가 막힙니다. 일단 엄청난 금액을 부르고 조금씩 깎아 나가는 협상 방법일진 몰라도 어이가 없을 정도에요. 캐주얼 게임이 30억이라뇨. 아무리 잘 나온 것도 퍼블리셔의 한계라는 게 있죠. 아마 다른 곳과 계약하기도 힘들 겁니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게임 포털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중소개발사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느낌이다. 기존 퍼블리셔들도 이에 질새라 좋은 게임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개발사 관계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전국 순회도 마다하지 않고 발에 땀이 차도록 돌아다니고 있을 정도다. 중소개발사들은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해도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비싼 가격에 게임을 넘기는 사례가 많아 지고 있다.

 그런데 게임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퍼블리셔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고 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라면만 먹으며 고생한 세월을 일시에 보상받고 싶을 것이고 또 기회가 왔을 때 한몫 잡아 보려는 심리도 충분히 이해된다.

문화 상품에 정확한 가격을 매기는 것이 무리겠지만 시장에는 상식과 상도가 있다. 무턱대고 비싸게 불러 퍼블리셔를 난처하게 만든다거나 좋은 게임을 반 사기로 헐값에 계약하는 것 모두 큰 잘못이다. 이런 경우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고 이 문제를 서로에게 떠 넘기기 일쑤다. 결국 개발사, 퍼블리셔, 유저 모두 상처를 입고 그 게임은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몸값에 대해 ‘개발사가 양보해야 된다’거나 ‘퍼블리셔가 돈을 아끼면 안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계약하는 순간부터 함께 손잡고 오랜 시간을 공존해야 하는 관계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필자의 경험상, 돈만 바라보고 계약한 온라인게임 가운데 잘된 케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많은 돈보다는 자신이 피땀 흘려 만든 작품을 열정적으로 돌봐주는 퍼블리셔를 선택하는게 가장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게임산업은 이 땅에 홀로 존재하는 섬과 같은 분야가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보편적인 시장이다. 보편적인 시장에는 보편적인 진리가 통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나 혼자 사는 길’이 아니라 ‘함께 사는 길’을 찾을 때 비로서 성공한다는 진리일 것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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