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하자보수(瑕疵補修) 시대

 하자보수(瑕疵補修) 시대에 살고 있다. 가전제품 판매 후 고장난 부문을 무상으로 고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국가 성장동력 산업을 재수정하는 등 우리는 매일 하자보수를 하고 있다. 하자라는 말은 흔히 흠, 결점으로 지칭된다. 보수라는 말은 그야말로 고장난 부분을 고친다는 말이다. 이 둘을 합치면 ‘흠을 고친다, 결점을 없앤다’는 뜻이 된다. 뜻풀이를 해보면 참 좋은 의미다. 요즘 자주 사용되는 애프터서비스(AS)에, 사전에 잘못을 고친다는 비포(before) 서비스와 같은 의미가 포함된 낱말이기도 하다. 이 말에는 기존에 만들어진 제품이 잘못됐다는 반성과,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흠을 찾아 고치려는 능동적인 태도가 들어 있다.

 ‘하자보수’에 익숙하기는 참여 정부도 마찬가지다. IT839에 홈네트워크서비스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군을 다수 포함시켜 지난 3년을 이끌어 왔다. 정부가 만든 IT839는 업계로선 지상과제이자 명령이었다.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을 카테고리로 묶고 이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자랑한 참여정부의 노력에 대한 기대도 컸다. 수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여기에 매달렸다. 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국가 중장기 산업발전 계획을 놓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 정부기관에서 평가한 그간의 IT839 홈네트워크 성적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홈네트워크 산업이 다른 과제들과 중복 요인이 많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컨버전스와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우리는 3년 전 세운 홈네트워크 시범사업 추진계획만을 꾸준히 자랑하고 있었으니 낙제점은 당연했다.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보통신부와 시범사업자 사이에서 계륵(鷄肋)으로 불리고 있는 마당에 좋은 평가를 받을리 만무했다. 최근 정부와 산업계는 홈네트워크 산업 육성 전략의 ‘하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미 곳곳에서 허점을 찾아냈다.

 새해 들어 정통부는 홈네트워크를 추진했던 실무 담당자와 간부급 라인을 전격적으로 바꿨다. 업계는 이를 진대제 장관의 ‘하자보수’로 이해하고 있다. 정통부가 3년간 홈네트워크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홈네트워크가 너무 깊숙히 우리 곁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디지털산업부·김상룡차장@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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