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계열화 통해 `덩치`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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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화를 통해 체격이 큰 해외 선진장비(재료·부품)업계에 대항한다.’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장비업체들이 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수요업체인 대기업에 믿음을 줄 수 있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생산설비의 인라인화·복합화가 가속되는 것도 배경이다.

 이 때문에 국내 장비·부품·재료업계의 계열화는 아직 중소기업 규모인 우리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장비·소재 통합한 사업 포트폴리오=국내업계에서 계열화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체격을 갖춘 업체는 케이씨텍·원익·디엠에스 정도가 꼽힌다.

 웻스테이션 등 전공정 장비를 만드는 케이씨텍(대표 고석태·권순봉)은 소재분야에 티씨케이(대표 이순창), 가스스크러버업체인 케이피씨(대표 이영우), 플랜트시공업체인 디오이(대표 이수희) 등을 거느리고 있다. 100% 자회사 형태는 아니지만 지분 등을 통해 관계사로 유지하고 있는 것. 케이씨텍은 CMP슬러리를 개발해 자체적으로 전자소재 사업에도 진출했다. 또 고순도 흑연 소재로 웨이퍼 성장로 및 장비 부분품 등을 생산하는 티씨케이를 활용해 그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케이피씨·디오이 등의 관계사가 함께 소자(패널) 대기업의 문을 두드려,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케이피씨의 관계사인 디오이는 또 백라인트유닛(BLU)업체인 뉴옵틱스에도 지분 참여하고 있다. 고석태 케이씨텍 회장은 “소재 분야 진출로 안정적 사업 구조를 확보하고 향후 장비·소재 분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익(대표 이용한)은 소재 분야에서 시작해 장비 쪽으로 영역을 넓힌 경우. 반도체 공정용 쿼츠를 생산하는 원익쿼츠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다 반도체 전공정장비업체인 아이피에스(대표 장호승)와 아토(대표 문상영)의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반도체 장비·소재 지주회사로 발돋움했다. 원익은 이를 통해 소자(패널)업체에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전략이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는 지분 참여를 통해 FCCL 업체인 디엠에스플렉스와 휴대폰 전자파차폐 증착 업체인 쎄라닉스를 관계사로 편입시켰다. 디엠에스는 자사 스퍼터링 장비를 이들 업체에 공급하고 소재 분야에 진출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자체 장비 기술을 활용, LCD BLU의 외부전극형광램프(EEFL) 사업에 진출했다. 박용석 디엠에스 사장은 “소재 생산에 적합한 장비를 제공할 수 있고 각 분야 기술력을 접목한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장비·소재산업 성장 모델로 대두=주덕영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해외 선진장비업체들은 그간의 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비와 소재를 취급하는 종합장비업체로 발전한 데 비해, 국내 장비업계는 아직 그 규모가 중소기업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근 일부 국내업계의 계열화는 체격을 키워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계열화는 장비·소재업체가 수요업체인 대기업에 무조건 매달려야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분명한 역할 분담을 통한 ‘진정한 협력 관계’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는 전방 산업의 경기 사이클에 따라 매출이 요동치는 장비산업과, 산업경기와 무관하게 수요는 꾸준하지만 매출 규모 확대가 어려운 소재산업의 특성을 서로 보안할 수 있다. 또 장비의 대형화·첨단화로 더욱 가혹한 조건을 견딜 수 있는 부품·소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부품·소재도 효율적 생산을 위한 장비 노하우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 분야의 노하우를 접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 고객이 비슷해 같은 영업망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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