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분야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차세대 플랫폼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이들 업체는 디지털 홈 시장을 겨냥해 ‘바이브(Viiv)’ 플랫폼을 탑재한 데스크톱PC와 ‘소노마’에 이은 차세대 모빌리티 라인업 ‘나파(Napa)’ 노트북PC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이들 신제품을 주력으로 PC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위력’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바이브’로 디지털 홈 정조준=LG전자는 18일 인텔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바이브 기술을 탑재한 ‘AV센터 DV70 시리즈’를 공개했다.
바이브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AV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디오·비디오 기능을 대폭 강화했으며 DVD 슈퍼멀티드라이브를 장착해 다양한 규격의 DVD 타이틀을 재생하거나 녹화할 수 있다. 제품에 내장한 150와트(W)급 디지털 앰프는 홈시어터 시스템 없이 현장감 넘치는 5.1채널 사운드를 제공한다.
박시범 LG전자 상무는 “바이브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 시대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바이브 기술을 탑재한 ‘매직 스테이션 MT 50’을 내달 출시하고 시장 활성화에 ‘맞불’을 놓는다. MT 50은 외관을 마치 DVD 제품과 같은 형태로 꾸며 거실의 대형 TV 등 다른 AV 기기와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또 PVR 기능을 내장해 TV 생방송을 멈추거나, 보지 못한 장면을 되돌려 볼 수 있다. 기본 하드디스크 외에 추가 확장 공간이 있어 최대 200시간에서 500시간의 녹화 기록이 가능하다.
김헌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 제품을 주력으로 거실형 PC 앞에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새로운 생활문화 정착에 나설 것”이라고 공격 마케팅을 예고했다.
◇‘나파’ 노트북PC에서도 격돌=데스크톱PC 시장의 격전지가 바이브라면 노트북PC에서는 단연 듀얼코어 CPU의 대명사인 나파 플랫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나파 노트북PC를 연이어 공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NX-60’ 모델은 멀티태스킹과 3D게임 등 데스크톱PC 못지않은 멀티미디어 작업이 가능하다. 기존보다 속도가 두 배 가량 높은 블루투스 2.0과 802.11a/b/g 무선 랜도 탑재했다.
삼성전자 측은 “일단 한 개 모델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고 있다”며 “다음 달 4개 모델을 동시에 출시해 나파 붐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나파 플랫폼’ 기반 ‘엑스노트’ 4종 14개 모델을 다음달까지 대거 선보인다. 이들 제품은 듀얼코어 CPU로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처리해 기존 CPU 대비 30% 이상의 성능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선 주파수를 6개로 세분해 최적의 수신율을 확보한 ‘듀얼 헥사 밴드’ 무선 안테나 기술을 적용해 무선 접속 능력도 높였다.
LG전자 측은 “올 하반기 소노마와 나파 플랫폼의 판매 비중을 5 대 5로 이끌겠다”며 “나파 플랫폼 기반 제품으로 노트북PC 수요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새 플랫폼으로 시장 주도=올해 예상되는 전체 PC시장은 데스크톱PC 284만대, 노트북PC 104만대 등 390만대에 달한다. 지난해에 비해 8∼9% 증가한 규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합쳐서 데스크톱PC 30%, 노트북PC 5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데스크톱PC에서는 ‘삼성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노트북PC에서는 지난해 LG전자가 선전하면서 삼성과 불과 1만∼2만대로 차이를 좁혀 놓은 상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바이브를 디지털 홈 공략을 위한 ‘전초 부대’로, 나파는 노트북PC 수요를 위한 ‘공격수’로 활용할 방침이어서 새해 벽두부터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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