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완다와 거상

플랫폼: PS2

장르: 액션 어드벤처

개발사: SCEI

유통사: SCEK

‘완다와 거상’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에서 출시한 대작 가운데 하나다.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코’는 PS2 국내 발매와 동시에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정식 2편은 아직 개발 중이지만 이번 ‘완다와 거상’은 개발진이 같아 게임플레이의 성격이 매우 유사하다.

이번 작품은 예약 판매 분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더게임스의 크로스리뷰팀은 한 목소리로 그래픽과 게임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완다의 거상’만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코’에 비해 다소 모자란 점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시점이 다소 불편하고 조작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등 완벽한 작품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완다와 거상’은 주인공 완다가 거상을 쓰러 뜨리며 모든 미스테리를 밝혀내는 작품이다.

이 게임은 독특함으로 인정받았던 ‘이코’의 외전격으로 장대한 스케일을 이번에도 추구한다. 연출과 카메라 각도에 따라 좁은 화면에서도 얼마든지 깊은 낭떠러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이번에는 광활한 지역을 로딩없이 한 화면에 담아내는 신기를 보여준다.

또 개발진들이 ‘이코’를 파스텔톤으로 다소 우울한 분위기의 색감으로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사막의 눈부신과 고독감을 살려 투박하고 거친 그래픽을 시도한다. 반대로 고대 문명의 모티브가 느껴지는 거상의 디자인은 세밀하고 세련됐다.

‘완다와 거상’의 게임성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게 해 준다. 평범하고 정형화된 타이틀이 지겨워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유저에게 이 작품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또 나이많은 성인들이 즐기기에도 매우 적합해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전망이다.

종합: 8.5 그래픽: 9.3 사운드: 9 조작성: 8 완성도: 9 흥행성: 7.3‘이코’가 줬던 충격에서 벗어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기대없이 나타난 작품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몽환적인 감수성과 뛰어난 게임성, 재미 그리고 게임도 예술적일 수 있다는 사실 등 한 게임에서 동시에 받기 힘든 찬사를 모두 들었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이코’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아직까지도 가슴 한 구석이 뻐근하다.

그리고 가슴에 ‘이코’를 묻고 있었던 유저들은 후속작을 애타게 열망해왔다. 국내에서도 PS2 정식 발매와 함께 동시 출시돼 한글판을 접한 많은 팬들이 있었고. 마침내 ‘이코’의 후속작은 정말 오랜 시간 후에 ‘완다와 거상’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됐다.

이 게임은 ‘언제나 이런 후속작만 나왔으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소포모어 증후군이니 뭐니 그런 말은 집어치우고, 전작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버린 ‘완다와 거상’은 매우 단순한 게임일지도 모른다. ‘거상을 찾아 쓰러 뜨린다’라는 구성이 전부다.

하지만 그 구성은 각 거상마다의 다양한 특성, 끊이지 않는 긴장감 그리고 거상을 쓰러뜨리는 방법을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점 덕분에 뛰어난 퀄리티를 보장한다. 기존의 그 어느 게임보다 독특한 표현, 그리고 주인공의 수십 배가 넘는 거상, 그에 따른 광활한 배경의 표현까지 대단하다는 말을 금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이코’만큼의 떨림을 받진 못했지만 감히 2005년 최고의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완다와 거상’이다.

종합: 9 그래픽: 9 사운드: 9 조작성: 9 완성도: 10 흥행성: 8‘이코’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탓일게다. 분명 희대의 명작으로 평가받을만한 작품이라지만 ‘완다와 거상’이 아쉬웠던 이유가 말이다. 높은 기대는 게임에 대한 평가와 반비례하기 마련이다. 곱절의 노력이 들어갔지만 ‘이코’ 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없는 이유도 그만큼 뛰어난 원작을 아버지로 둔 후속작이기에 짊어질 수밖에 없는 업보다.

차세대게임기에서나 구현이 가능할 법한 그래픽, MMORPG에 버금가는 엄청난 넓이의 월드, 거기에 입혀진 생생한 사운드는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초월한 기술적 발전의 진면목을 체험케 한다.

단순히 게임이라는 잣대를 놓고 보기엔 스케일 자체가 다른 도전이다. 많은 이들에게 ‘완다와 거상’은 귀찮고 불편하기 이를데 없는 게임으로 느껴진다. 거친 느낌을 내기 위해 개발사에서 의도적으로 낮춘 프레임, 불편하기 이를데 없는 시점문제, 적막한 느낌이 들정도로 쓸쓸한 게임진행 방식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왜?’라는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좀 더 매끄럽게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게임이 왜 이렇게 탄생됐을까?

그래서 ‘이코’에 공감하지 못했던 유저라면 보다 자극적인 비주얼의 게임을 찾는 신세대라면 ‘완다의 거상’은 투박하기 이를데 없는 2류 게임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더욱이 캐릭터와의 혼연일치를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불편한 장치를 삽입한 제작사의 노력을 눈치채지 못하는 유저라면 말이다.

아무에게나 ‘완다의 거상’을 함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임밸류에 이끌려 게임을 구입하기보단 여유 일발 장전이 더 중요한 게임. 준비된 사람에겐 생애 최고의 작품이 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종합: 8.6 그래픽: 10 사운드: 9 조작성: 8 완성도: 9 흥행성: 7‘이코’는 독특한 게임성과 몽환적인 그래픽, 흥미진진한 연출로 전세계 유저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던 작품이었다. 게임의 소재란, 결국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 폭력과 섹스 그리고 플러스 알파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코’의 등장은 유저의 게임에 대한 선입견과 개발자들의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깨뜨리며 게임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코’에 열광했던 유저들은 후속작을 목이 타도록 기다렸고 마침내 정식 2편은 아니지만 외전격인 ‘완다와 거상’이 발매됐다.

‘완다와 거상’은 모든 면에서 ‘이코’와 닮았으나 동시에 다르다. ‘이코’의 개발진만이 지닌 독특한 문화적 컨셉트가 그대로 녹아 있어 한눈에 ‘이코’의 피가 흐르는 게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게임성은 여러 모로 다른 노선을 걷는다.

광활한 배경은 로딩없이 펼쳐지고 거대한 거상과의 전투는 현실감각을 상실시킨다. 시작도 끝도 모호한 스토리 라인은 몽환적 그래픽을 선사해, 내가 과연 게임을 하는 건인지, 게임이 날 이끌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문제점도 동시에 담고 있다. 십여 개의 거상을 찾아 전투를 치르고 쓰러 뜨리는 패턴이 매번 너무 유사하다. 또 시점에 많은 제약을 둬 불편한 점이 있으며 캐릭터의 일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에서의 움직임 조작이 어긋나 있어 이상한 난이도가 생겨 버렸다. 특히 화살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든다.

분명 제 2의 ‘이코’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유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완다와 거상’을 별도로 구분해 살펴보면 이 정도 퀄리티를 자랑하는 작품이 근래에 없었다는 것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 8 그래픽: 9 사운드: 9 조작성: 7 완성도: 8 흥행성: 7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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