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소재 게임 뜬다

‘백설공주, 흥부와 놀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 누구에게나 동심에 빠지게하는 아주 친숙한 캐릭터들이다. 어릴적 책으로, 때론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를 웃고울렸던 동화가 게임을 만났다.

국내외 명작 동화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동화는 팬터지, 무협, SF 등 게임의 세계관으로 흔히 차용되는 기존 게임들과는 전혀 색다른 맛을 내며 유저들의 동심(童心)을 자극한다.

동화 소재 게임은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는 친근감이 매력이다. 정체불명의 낯선 세계관이 주는 진입장벽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저 연령층의 유저에게는 동화의 내용을 되새기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어른들에게는 어릴적 읽었던 동화를 떠올리게 해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정서 순화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각박한 현대 생활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동심에 한번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 동화 그 자체인 ‘테런’

라온엔터엔먼트가 개발하고 나우콤이 서비스중인 ‘테일즈런너’(테런)는 동화가 게임의 뿌리를 이루고있는 게임이다. 타이틀에서 연상되듯 ‘테런’은 ‘동화’와 ‘러닝’(달리기)를 결합한 이색 레이싱게임이다. 유저들은 경쟁자들과 함께 다양한 동화 속을 좌충우돌하며 달린다.

대표적인 동화가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중 하나인 ‘흥부와 놀부’.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게다. 하지만, 게임인 만큼 과장과 각색을 거쳐 게임스럽게 재탄생했다. 스테이지가 ‘흥부와 놀부’ 외에도 ‘흥부와 놀부- 놀부의 몰락’ ‘놀부외전’ 등 세 가지다. 놀부를 벌하는 도깨비도 등장하며, 옛 민가 풍경을 물씬 느낄 수 있어 보기만해도 친근감을 준다.

‘제크와 콩나무’ 맵은 유저가 주인공 제크가 돼 콩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형식으로, 밝은 초록색의 콩나무색이 전체 게임 분위기를 이끈다. 콩나무를 따라 수직으로 올라가는 설정이 매우 재미있다. 또한 한국 전래동화 ‘해님과 달님’을 배경으로 한 무한 액션 어드벤쳐 스테이지도 눈에띈다. 호랑이에게 쫒기던 오누이의 집과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던 수수밭 등도 그대로 재현됐다.

외국 동화로는 ‘테런’의 배경중 가장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개구리왕자’와 일본의 명작동화 ‘설녀’가 기다린다. 개발사측은 조만간 ‘알라딘’ 맵을 업데이트하는 등 지속적으로 전세계 동화를 기용할 예정이란다.

# 엽기 발랄 동화 패러디 ‘큐링’

그리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파란닷컴에서 인기리에 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큐링’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명작 동화의 스토리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것이 특징이다. 악의 세력에 의해 변질된 동화나라의 몬스터를 물리치고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구출한다는게 주요 컨셉트다.

명작동화를 주무기로 활용한 만큼 교육적인 내용과 함께 패러디 기법을 통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유저들에게 잘 어필한다. 팬터지, 무협 등 기존 RPG와는 크게 차별화된 엽기발랄 동화패러디란 장르가 게이머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동화속에서 일곱난장이의 우상인 아름다운 백설공주는 ‘큐링’에선 뱃살이 뒤룩뒤룩한 ‘뱃살공주’로 등장한다. 뭇 여성들의 소망인 백마 탄 왕자는 ‘백마낀왕자’로 묘사된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등장 캐릭터들이 모두 우스꽝스런 캐릭터로 거듭났다.

가령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 ‘모크터틀’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아예 자신의 간을 겨냥해 달라고 몸통에 과녁까지 그려넣은 채 등장한다.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기돼지 3형제’ 등 해외 명작 동화를 새로운 각도에서 감상하는 재미를 느끼게한다.

# 동화 업그레이드 국민게임 ‘메이플’

넥슨이 서비스하고 위젯이 개발한 국민 RPG ‘메이플스토리(메이플)’도 최근 신규 테마 맵인 ‘전래동화 마을’을 오픈했다. 새로운 ‘전래동화 마을’은 이름 그대로 전래동화들을 소재로 만들어진 마을 맵으로 동화 속 모습이 그대로 담긴 마을 맵 ‘아랫마을’과 신규 사냥터 ‘까막산’맵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와함께 새로운 몬스터들이 업데이트돼 메이플 유저들에겐 또하나의 볼거리가 생긴 셈이다.

온라인게임 뿐만 아니라 해외 콘솔게임 중에서도 동화는 인기 코드중 하나다. 소니가 내놓은 PS2게임인 ‘이코(ICO)’의 경우 한편의 동화책을 읽는 듯한 게임이다. 어린시절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는 어드벤쳐물이다. EA가 출시한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엽기적으로 비틀어 놓은 3D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다.

이 외에도 명작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한 PS2용 액션게임 ‘체인즈 오브 파워’, 일본 스퀘어가 동화왕국 미국 디즈니와 함께 디즈니의 다양한 동화 세계관을 게임 속에 구현한 RPG ‘킹덤하츠’ 등 해외에선 이미 동화와 게임의 접목이 트렌드로 정착된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어린시절의 무한한 상상력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화와 게임은 공통점이 아주 많다”면서 “동화를 배경으로한 게임은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을 끌어모으는데 나름대로 강점을 지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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