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글로벌 CEO에게 듣는다]퀄컴 폴 제이콥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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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휴대폰 칩 시장을 주도하며,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퀄컴.

휴대폰용 반도체 업체로 유명하지만, 퀄컴은 단순히 칩세트만을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다. 무선인터넷 플랫폼 브루(BREW)와 휴대이동방송 규격인 미디어플로(MediaFLO) 등 다양한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런 퀄컴의 성과 뒤에는 지난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폴 제이콥스 사장이 있다.

그동안 제이콥스 사장은 브루와 미디어플로 관련 사업을 주도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융합서비스와 신기술이 등장하는 미래를 선도할 기업으로 퀄컴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신년 인터뷰에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기기에 누가 먼저 신기술과 기능을 탑재하느냐에 따라 시장 선점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퀄컴은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휴대이동방송인 미디어플로에 많은 노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콥스 사장을 통해 새해 세계시장에 대한 전망과 퀄컴이 보는 한국에 대해 들어봤다.

-플로를 지원하는 휴대폰 개발에 국내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이 언제쯤 플로폰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한국의 메이저 휴대폰 제조사들은 많은 점에서 플로폰의 우선 출시에 대한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스템이라는 휴대이동방송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플로폰의 론칭은 올 연말께쯤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폰을 가장 먼저 내놓는 곳은 아마 한국기업이 될 것이다.

- 모토로라 등 다른 휴대폰업체들과의 협력도 진행중인가. 그들 기업과 한국기업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어느 업체가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한국기업은 현재 DMB를 통한 휴대이동방송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많다. 미디어플로를 지원하는 단말기 출시와 관련해서 한국기업은 다른 해외기업과 달리 칩만 바꾸면 될 정도로 간단하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움직임이 빠르고 국민들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반면 해외기업들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좀 느린 편이다.

- 메이저 콘텐츠 업체들과의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미디어플로 상용화를 위해 퀄컴은 미디어플로USA를 설립해 채널 55번을 확보하고 방송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구체적인 협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트라이얼 어그리먼트와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미국의 여러 케이블 및 콘텐츠 기업들은 이동성이 있는 채널을 가진 매력적인 솔루션인 미디어플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4세대 이동통신시대 개막을 앞두고 일부에서는 퀄컴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 있는데.

△미디어플로 같은 새로운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시장에 대한 선점은 차세대 단말기에 누가 먼저 새로운 기술과 기능을 탑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미디어플로는 최적의 링크를 통해 차세대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위해 현재 퀄컴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퀄컴은 앞으로도 관련 업계를 계속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노키아, NEC, 파나소닉 등 글로벌 통신업체 6개사가 EU에 퀄컴의 라이선스료 부과체계의 부당성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한 의견과 대응계획은.

△뉴스보도만 있고, 실제로 소장을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없다. 그러나 매체에서 말하는 ‘퀄컴이 경쟁을 저해하고 중단시켰다’라는 소장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경쟁을부추겨 고양시켜 단말기 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 국내 기업에 대한 로열티 정책의 변화는 없는가. 또 WCDMA와 DMB폰 등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와 관련 로열티 정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로열티 변경계획이 전혀없다.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잘 알겠지만 우리는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로열티를 받는 댓가로 퀄컴은 연구개발이라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 WCDMA와 DMB폰 등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도 기존 단말기에 대한 로열티 정책과 다르지 않다.

- 브루가 OS로 발전해 가는 느낌을 받는데 향후 브루를 운영체계(OS)로 발전시킬 계획인가.

△그렇지 않다.

- 삼성전자와 와이맥스 관련해 협력하고 있나.

△협력이라는 강한 표현을 쓰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다만 협의중이라고는 이야기 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긍정적인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든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

- 한국의 기업문화와 퀄컴의 기업문화를 비교한다면. 그리고 새해에 개인적으로나 기업적으로 가장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퀄컴은 합리적이고 신속하며 실용적인 기업이다. 특히 전 직원들이 혁신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은 전체 조직이 똘똘 뭉쳐서 하나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강한 것 같다. CEO를 맡고 난 뒤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이 적었다. 앞으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 기업적으로는 세계 많은 파트너사와 많은 미팅을 통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싶다.

◇폴 제이콥스 신년사

성공적인 한국 CDMA 역사에 동반적인 관계를 구축해 왔던 퀄컴은 새해에도 보다 진보된 CDMA 기술과 브루, 미디어플로(FLO)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모바일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또한 세계시장에서 그동안의 협력모델을 바탕으로 한국 파트너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3세대 이동통신, 무선 인터넷, 방송·통신 융합시장 등에서 성공적인 한국과 퀄컴의 관계를 더욱더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새해에도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한축인 IT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폴 제이콥스는 누구

폴 제이콥스는 퀄컴 창업자인 어윈 제이콥스 현 회장의 아들로 퀄컴이 휴대폰을 단순한 음성통신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 1990년 개발 엔지니어로 퀄컴에 입사한 후 각 분야를 두루 거친 후 퀄컴 무선인터넷 그룹 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CEO에 취임했다.

제이콥스 사장은 휴대폰을 단순한 휴대용 음성통화 기기로만 여기던 때에 CDMA 단말기에 내장된 TCP/IP를 처음으로 고안했고, 여러 사업자 및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CDMA 기기를 직접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퀄컴이 엔터테인먼트·컴퓨팅·정보 액세스를 위한 개인용 복합통신 기기로의 역할을 위한 무선 데이터 서비스에 주력하도록 했다. 또 CDMA 네트워크에서 푸시투토크(PPT) 기능을 토대로 한 인터넷전화(VoIP) 구현을 처음으로 고안했다.

그는 또 휴대폰이 개인용 통신기기라는 생각을 무선인터넷 플랫폼 브루(BREW)를 통해 더욱 확대했다. 브루 시스템은 콘텐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서명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단말기에 다운로드하는 기능과 브루 개발자들이 전세계 사업자와 협력하고 사업자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대한 이용료를 받을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을 포함한다. 현재 전세계 40개가 넘는 사업자들이 브루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퀄컴 칩세트 사업부 사장 산제이 자와 함께 통신방송 융합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휴대이동방송 규격 미디어플로의 시스템 기술 개념과 사업 전략을 만들어내는 등 차세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경영자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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