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책임진다]무역대국 짊어진 벤처 어깨도 무겁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10대 벤처기업 수출 실적

“IT·BT·NT 등 신기술이 조기에 산업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 ‘제4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수출 5000억달러, 무역규모 1조달러 시대를 열자고 당부하며 언급한 말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처럼 우리나라가 수출 및 무역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 벤처기업의 어깨가 무겁다.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이 개척하지 못한 틈새시장에서 나름의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세계 시장을 누벼야 꿈의 ‘1조 무역규모’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벤처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기대에 부응, 새해 수출 100억달러 돌파를 확신하고 있다.

 ◇2006년, 벤처 수출 100억달러 시대=새해 국내 벤처기업 수출 규모는 100억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작년 1∼11월 기준 벤처기업의 수출 규모는 88억2600만달러. 이는 전년 동기의 81억3600만달러보다 8.5%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04년에 90억17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세우며 90억달러대에 들어선 데 이어 작년 9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새해에는 100억달러 벽을 깰 것이 확실시된다.

 우리나라 벤처 100억달러 시대를 이끄는 기업들은 휴맥스·레인콤·기륭전자·메디슨 등이다. 셋톱박스업체인 휴맥스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전년 동기보다 무려 35% 가량 증가한 3억2000만달러의 수출 성과를 올리며 해외에서 한국 벤처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레인콤·기륭전자·메디슨 등도 11월 말까지 실적이 각각 1억5000만달러, 1억2200만달러, 1억2100만달러로 수출 1억달러 클럽에 이름을 이미 올려놓은 상태다.

 ◇기획단계부터 해외 타깃=벤처기업은 누구도 개발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상품화한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기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아이디어의 상품화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초기 창업 및 상품화 단계에서 해외시장을 겨냥하지 못했으며 이는 결국 상품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시드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하고 있다. 초기 단계부터 해외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벤처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신원호 태화일렉트론 사장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문 요청을 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민관 차원에서 지원=정부와 민간단체 차원에서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 네트워크를 확보해 가동중이다. 특히 이들 기관은 과거 단순 사무실 임대에서 국내 벤처기업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법률·세무 자문 등 업무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관리하고 있는 아이파크(iPark).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와 보스턴을 비롯해 일본(도쿄·오사카), 중국(베이징·상하이), 영국(런던), 싱가포르 등 5개국에 오픈해 놓았다. 수출인큐베이터센터를 운영중인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센터를 계속 확대중이다. 현재 미국의 3개 도시(시카고·워싱턴·LA)를 포함해 일본(도쿄), 중국(베이징·광저우), 베트남(호치민), 독일(프랑크푸르트), 브라질(상파울루) 등 6개국 9개 센터를 운영중이며 올해 미국(뉴욕)·러시아(모스크바)·인도(뉴델리) 등지에 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기술 거래·이전기관인 기술거래소와 벤처업계가 벤처기업의 수출지원을 위해 설립한 벤처종합상사인 인케코퍼레이션 등도 새해에는 해외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벤처 수출 지원 및 기술거래에 나선다. 기술거래소는 올 7∼8월께 유럽과 아시아 2곳에 해외기술거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 인케코퍼레이션은 미국·일본·중국·유럽·남미 등지에 4∼5개의 현지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중이다.

 원성묵 인케코퍼레이션 이사는 “벤처기업들이 수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AS 등 기술적 지원”이라며 “수출부터 기술지원 등을 담당할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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