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최근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과 관련해 누구보다 실망한 이들을 꼽는다면 과학계의 연구자들, 불치병환자와 그들의 가족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아마도 코스닥 투자자들이 아닐까 싶다.
올 한해 투자자들은 황 교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바이오 테마주를 집중 매수했다. 초반 성적은 좋았다. 바이오주는 올 1분기와 2분기에 연이어 9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박주로 떠올랐다.
그만큼 기대가 높았기 때문일까. 이른바 ‘황우석 쇼크’로 불리는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상반기에 불었던 투자열풍만큼이나 예사롭지 않다. 코스닥은 일시에 700선이 무너지며 약세로 돌아섰고 바이오기업의 주가는 연일 추락했다.
투자자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다. 한 증권포털의 바이오기업 게시판에는 “내 돈 어떻게 해요”라는 하소연에서 “황우석은 박사가 아니라 약장사”라는 원색적인 비난에 이르기까지 성난 투자자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들의 안타까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코스닥에는 좋은 약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비단 황 교수의 논문조작이 아니더라도 이미 바이오 거품은 커질 대로 커져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회사의 주력사업과 상관 없이 바이오기업에 투자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2∼3배 폭등하는 것은 거품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의 하나로 ‘묻지마 투자’를 꼽는다. 이는 실속없는 부실기업을 양산하는 한편, 정작 경쟁력 있는 기업은 시장에서 소외시킨다.
올해 투자자들이 줄기세포로 포장된 껍데기를 쫓아다니는 사이 내일의 기술개발을 위해 땀흘린 바이오벤처는 외면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투자자가 “황우석 후광으로 올랐으니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라고 올린 글처럼 이제 황우석 신화의 거품을 걷어내고 맑은 시야로 진정한 바이오벤처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이오벤처의 젖줄인 코스닥을 살리고, 더 나아가서는 미래핵심기술인 바이오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