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정보화` 뿌리 흔들려선 안된다

 각급 지방자치단체의 내년도 정보화 예산이 줄어들어 풀뿌리 정보화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촉진하고 주민 간 정보격차를 해소해 지역 경제를 살리려면 정보화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의 표를 의식해 다른 사업에 관심을 갖다 보니 상대적으로 정보화 예산은 대폭 삭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자체 정보화 담당자는 신규사업은 아예 엄두조차 못 내고 기존 사업마저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내년도 예산이 어떻게 확정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실이 이렇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중앙에서 각 지자체의 정보화 사업을 위해 지원하는 국고는 늘어났음에도 지자체가 자체 부담하는 예산은 오히려 감소한다니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IT강국의 위상은 차츰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기초단체의 경우 기존 시스템의 유지·보수도 하기 어렵다고 하니 예삿일이 아니다. 어느 분야건 예산 없이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보화 사업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화 예산 삭감의 가장 큰 이유가 내년 선거를 앞둔 단체장이 당장 주민의 표를 얻을 수 있는 도로 확장이나 보도블록 교체 등 선심성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라니 안타깝다. 정보화 사업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지식정보 시대에 정보화에 뒤지면 지방행정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없다. 물론 낮은 지방 재정자립도를 감안할 때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분야에 충분한 사업비를 배정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정보화는 지역의 균형발전과 주민 정보격차 해소, 행정 서비스의 개선, 주민과의 양방향 대화로 인한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지역경제 발전 등의 핵심 요소다. 가령 농촌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내다 팔아도 정보화가 잘 돼야 제 값을 받을 수 있고 출하 시기를 결정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지자체장이 그 지역 주민을 위해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단순 선심성 사업이나 장밋빛 공약만 남발한다면 그 지자체는 발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낙후될 수 있다.

 지금도 일부 지자체장이 선심성 사업을 진행하다 중단되거나 사업부실로 적자를 내는 일이 없지 않다. 이미 전국에서는 유비쿼더스 시대에 대비해 u시티 구상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런 것도 지역 정보화가 부실하면 제대로 실행하기가 어렵다. 매년 단계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을 막는 일은 우선 지역주민들의 몫이다. 지역주민의 표를 의식해 공약을 남발하거나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면 지방재정 상태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자체장들이 확고한 정보화 마인드를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지 감시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전북도의 정보화 예산이 올해 대비 83%나 증가한 것은 해당 단체장의 마인드 전환 때문이라고 한다. 지자체장이 인기주의에 편승해 무분별한 지역개발에 나설 경우 그 지역에 재정부담만 안겨 줄 수 있다. 더욱이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선심성 사업은 그 지역 주민들이 감시자가 돼 막아야 할 것이다. 지자체장들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지역의 각종 정보화는 제대로 추진될 수 없다. 정보화는 특정계층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일단 구축되면 그 지역 전주민이 혜택을 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기술 시대를 맞아 지자체가 정보화에 소홀하면 주민 삶의 질은 높아질 수 없다. 지역 정보화의 뿌리가 흔들려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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