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류일영 그라비티 회장

“그리비티의 새로운 역사를 쓸 생각입니다”

일본에서 자랐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산다는 류일영(35)회장. 그에게 최근 몇 주는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 중 가장 힘든 때였다. 2001년도 회계비리가 터졌기 때문.

그는 이로 인해 그는 회사내 직원들 동요, 그라비티에 대한 안좋은 인식 등을 잠 재우기 위해 밤잠을 설쳐야 했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라비티 회장으로 취임한 지 한달도 채 안돼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제대로 업무 파악도 하지 못한채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류 회장은 현재 이를 잘 마무리하고 있다. 꿋꿋하게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을 하면 된다고 생각에서다. 그가 처음 그라비티에 와서 한 일은 넷마블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적극적인 퍼블리싱 사업이었다.

류 회장은 앞으로 그라비티의 강점을 이용해 내년부터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지난 9월 그라비티의 새 사령탑이 된 류일영(35) 회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내년도 그라비티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이기에 어떤 루머나 의구심에도 흔들릴 시간이 없다. 하루라도 빨리 그라비티의 체질 개선을 통해 주주들로부터 사랑받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류 회장이 그라비티의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업계에서는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다. 어떻게 단숨에 나스닥 상장사의 회장으로 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말도 많았다. 그러나 그라비티와 겅호 양 회사의 중심에 류 회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류 회장의 그라비티 회장 선임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로 받아 들여질 수 있다.

류 회장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겅호에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면서부터다. 그는 온라인게임에 대해 전혀 몰랐던 일본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가능성과 온라인인 향후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떠오를 수 있음을 강조하며 겅호를 설득했다. 이후 테크노블러드 회사를 설립, 국내와 일본 업체들을 연결시켜 주면서 더욱 발을 넓혔다.

# 정직과 열정으로 승부수 던져

류 회장이 그라비티에 온 이유는 경영을 하기 위해서다. 회사의 비젼을 만들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그가 그라비티 회장으로 해야 할 일들이다. 여러가지 구설수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왜 그라비티 회장으로 선임됐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경영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이다. 그의 회사 경영 이력은 화려하다. 그라비티 회장 전에는 이 회사의 모회사인 EZER의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테크노블러드 CJ인터넷 재팬의 대표이사도 거쳤었다.

게임을 알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게임 회사의 CEO를 두루 맛봤다. 그런 그이기에 그라비티의 성장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가 경영인으로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직과 일에 대한 열정이다. 이것만 갖고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해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라비티는 앞으로 투명한 업체로 다시 탄생할 것입니다. 또한 직원들이 게임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불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실력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류회장은 또 현재 그라비티를 어렵게 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도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 그라비티는 대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내년도 더욱 발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라비티의 강점 살리는데 초점

류 회장이 그라비티가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뛰어난 게임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는 그동안의 그라비티가 보여줬던 강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라비티가 구축한 해외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과 퍼블리셔의 능력이 그것이다.

류 회장은 그라비티에 대해 EZER에서 가장 높게 평가했던 점이 해외 네트워크망일 정도로 그라비티는 뛰어난 해외 판매망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라비티가 진출한 나라는 일본, 대만, 미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호주 등 64개 지역이다.

그는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자신 역시 해외 사업에 대해서는 일정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현재보다 더욱 파워있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과 함께 해외 퍼블리셔 사업도 적극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비티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그라비티 내에 해외 전문가로 구성된 해외지원 전문팀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류 회장은 그라비티의 개발력도 앞으로 이 회사를 더욱 발전시켜 줄 요소로 꼽았다. 이미 ‘라그나로크 온라인’개발과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지만 차기에 출시될 게임들도 이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그라비티의 개발력을 견고히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라비티가 내년도 서비스할 게임들로는 ‘라그나로크 온라인2’와 ‘페이퍼맨’, ‘레퀴엠’ 등이 있다.

류회장은 “그라비티는 내가 볼때 최고의 개발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내년도 온라인게임 시장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그라비티는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 체결할 터

이와함께 그라비티의 국내 퍼블리셔 능력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퍼블리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진 않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CJ인터넷과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이 이의 일환이며 앞으로 그는 더욱 다양한 업체들과 파트너쉽을 체결, 퍼블리셔 사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라비티는 여러 창구를 만드는데 내년도 사업의 주안점을 둘 것이며 이를 통해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해외 퍼블리싱 역시 지금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여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가 이처럼 퍼블리셔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수입원을 다변화시켜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도 그라비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의 모습에선 젊지만 세계시장을 넘나들며 우리 게임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려는 강한 패기가 느껴졌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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