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신업계에 잇따라 몰아치는 구조조정의 태풍이 시장포화와 성장정체에 직면한 전세계 통신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DT), 텔스트라 등 거대 통신업체가 직원 네 명 중에서 한 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밝혀 세계 통신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여타 경쟁사들의 대규모 감원과 조직개편까지 부추기는 영향과 함께 치열한 세계통신시장에서 생존경쟁차원의 몸불리기와 경영효율성 양면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정체에 직면한 전세계의 여타 통신업체들의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통신업계 구조조정 태풍의 영향은 주가와 투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통신업계를 더욱 초조하게 하고 있다.
<> 텔스트라=호주 최대의 국영통신업체 텔스트라는 15일 직원 1만2000명을 감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솔 트루히요 텔스트라 CEO는 이날 민영화 조치에 따라 향후 5년간 텔스트라 직원의 23%인 1만2000명을 줄이는 한편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100억 호주달러(미화 73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감원대상은 차세대 네트워크 도입에 따라 필요성이 줄어드는 지역 군소도시의 전화국 직원들이 될 전망이다. 트로히요는 구조조정은 텔스트라의 순이익이 올해 30%나 감소하는 등 어려운 기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호주 야당과 노조는 이번 감원사태는 하워드 정권의 무책임한 민영화정책이 낳은 결과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DT=이미 지난달 유럽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DT)이 오는 2008년까지 전체 인원의 20%인 3만2000명을 감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DT의 감원 대상은 주로 유선통신과 광대역 통신서비스 분야인 T-COM 사업부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일기업으로는 독일 역사상 최대의 구조조정 계획으로 큰 정치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회사측은 독일정부가 통신시장을 개방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며 오히려 5000명 이상의 추가감원이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다폰=세계 최대의 이통업체 보다폰은 15일 유럽과 일본시장에서 부진한 실적 때문에 회계 상반기 순익이 전년대비 23% 감소한 27억8000만파운드(48억2000만달러)에 머물고 내년도 매출도 줄어들 것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보다폰의 주가는 지난 7년만에 처음으로 11%나 폭락했고 월가 주변에서는 보다폰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아룬 사린 보다폰 회장은 지난 4월 일본에 새 경영진을 파견하면서 계속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경우 일본지사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보다폰이 자금난을 덜기 위해 내년 중 일본지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텔레포니카=스페인 텔레포니카가 영국 O2 인수발표를 계기로 구조조정에 불이 붙였다. 이러한 메이저 통신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지난달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2000년 이후 최대규모인 316억달러를 지불하고 알짜 이통사 O2를 인수한 충격으로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텔레포니카는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투자여력을 비축한 다음 경쟁사를 인수하는 전략으로 자신들을 내려보던 보다폰, DT와 대등한 위치에 오른 것이다.
이 회사는 지금도 전세계 직원 2만2000명을 줄이는 군살빼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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