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PC방 전면금연

보건복지부가 PC방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함으로써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는 걱정이 태산이다. 회원 업소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당장 손님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해 결사 항전을 주문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금연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 유료화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연구역 지정 문제까지 겹쳐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PCA의 조영철 정책국장은 “그동안 흡연 관련 민원도 다수 있었고 PC방 쪽에도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금연이 대세여서 이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IPCA는 회원 업소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복지부의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명분이 약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수립해놓지 못한 상황이다. 단지 이번 개정안이 유독 PC방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지난 2003년 법 개정에 따라 금연구역을 설치한 업소들이 이중으로 피해를 본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을 뿐이다.

조 국장은 “이번 개정안에 정작 복지부 소관인 음식점은 제외되고 엉뚱하게 PC방이 대상이 됐다”며 “그동안 금연구역을 설치해 법을 지켜온 사람들만 손해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IPCA측에 따르면 현재 회원 업소중 밀폐 칸막이를 한곳이 40% 정도에 달하고 금연구역을 구분해놓은 곳이 70%를 넘어선다. 이들은 금연구역 구분을 위해 칸막이를 철치하고 구역별로 냉난방 시설을 다시 갖추는데 평균 2500만원 정도를 썼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려면 또다시 300만원 정도의 추가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는 복지부에서는 금연구역 설치 예산을 지원하지 않은데다 이번에도 예산이 없다며 기투자 업소에 대한 보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IPCA측에 따르면 현재 PC방 이용객의 약 80%가 흡연자.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PC방 이용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영세한 PC방 업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PC방 이용자들의 금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으로 네오위즈 외에 다른 게임사들의 유료화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이라면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 박광식 회장은 PC방 업주들과 게임사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앞으로 게임사들의 유료화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반대를 지양하고 PC방 업주들이 충분히 받아드릴 수 있는 합리적인선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은 어차피 게임사들도 유료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게임사와 PC방 업주들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는 공멸한다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이번 제휴에 대해 “첫 상생의 모델이 만들어졌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게임사들조차 적잖이 놀라는 눈치”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이번 제휴를 반대하는 회원들의 설득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반대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이 명백해지면 결국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네오위즈와의 제휴를 통해 회원사들이 파격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받도록 함에 따라 앞으로 회원 가입이 더욱 늘어나고 협회의 위상도 더욱 강화돼 앞으로 게임사와의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유독 PC방만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적극 저지할 방침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으로 지난 2003년 금연법에 따라 금연 및 흡연구역 구분을 위해 시설투자를 한 법을 지킨 업소들은 법이 통과될 경우, 기존 시설을 철거해야만해 이중의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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