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노트북PC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서브 노트북PC는 액정 화면이 12인치 이하, 무게가 2㎏에 불과한 책처럼 작고 가벼운 제품을 말한다. 서브 노트북PC는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소니·후지쯔 등이 시장을 나눠 가질 정도로 외산 브랜드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컬러’ 노트북PC, LG전자의 ‘DMB’ 노트북PC 등이 잇달아 대박을 터트리면서 토종 제품이 서브 노트북PC 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국내 업체의 공격 마케팅에 힘입어 서브 노트북PC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오는 2008년까지 연평균 50% 이상씩 성장할 전망이다.
◇토종 브랜드 ‘위풍당당’=1년 전만 해도 서브 노트북PC 시장에서 국내업체의 위상은 기대 이하였다. 전체 노트북·데스크톱PC 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독 서브 노트북PC만큼은 외산 제품의 인기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외산 브랜드에 맞서 제일 먼저 포문을 연 업체는 삼성전자. 삼성은 올해 초 12.1인치 초경량 와이드 노트북PC ‘센스 Q30’을 선보였다. 컬러 마케팅의 도화선이 됐던 이 제품은 올해 초 2000대에서 지금은 월 6000대로 가파르게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과 6월에 출시한 LG전자의 12.1인치 지상파 DMB 노트북PC ‘LW40’ ‘LW20’도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
박시범 LG전자 상무는 “월 평균 5000대씩 팔려 전체 LG전자 노트북PC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서브 노트북PC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출시된 삼보컴퓨터의 12인치 제품 ‘에버라텍3700’도 100만원 중반대라는 가격 메리트에 힘입어 지난 한달 동안 2000대가 팔렸으며, 올 연말경에는 3000대까지 월 판매량이 치솟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산 진영 ‘전열 정비’=하지만 외산 브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도시바코리아는 노트북PC 사업 20주년을 기념해 7.2인치 초소형 미니 노트북PC ‘리브레또 U100’과 12.1인치 ‘포테제 R200’ 2개 모델을 내놓고 진검 승부를 벼르고 있다. 7.2인치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제품으로 지난 96년 도시바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미니 노트북PC ‘리브레또’ 시리즈의 최신 모델이다.
서브 노트북PC 시장을 주도해 온 한국후지쯔와 소니코리아도 제품 라인업을 새로 정비했다.
후지쯔는 8.9인치 ‘라이프북 P1510’을 주력으로 ‘서브 노트북PC 강자’라는 자존심을 세울 계획이다. 지난 8월 선보인 P1510이 공급 물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후지쯔 측은 연말까지 월 1000대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도 지난해 ‘바이오T’ 시리즈 한정판매 모델로 내놓아 매진됐던 10.6인치 ‘레드 와인’의 후속 모델인 ‘미드나잇 블루’를 중심으로 서브 노트북PC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전망 ‘쾌청’=전체 노트북PC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정도로 서브 노트북PC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
국내 노트북PC 수요는 PC시장 불황에도 2004년 2분기 이후 연평균 40%씩 성장중이다. 지난해 2분기 13만8000대, 4분기 14만8000대, 올 1분기 23만9000대까지 성장했다.
이 중 12인치 이하 서브 노트북PC 시장은 지난해까지 10% 이하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전체 시장규모의 20%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특히 지상파DMB·와이브로 서비스는 서브 노트북PC의 수요를 크게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노트북PC 사용이 확산됨에 따라 이동하며 사용하기에 적합한 노트북PC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 탄력을 받은 서브 노트북PC 수요는 평균 30∼40% 정도인 전체 노트북PC 시장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노트북PC 시장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