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LED업계가 특허소송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것도 외국업체가 아닌 국내 LED업체끼리의 소송이라니 집안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허권 침해와 특허 무효 소송에다 손해배상 소송까지 겹쳐 그야말로 업계 전체가 소송에 휘말려 신제품 개발이나 시장 개척 등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것이다. 법적소송에 매달리다 보니 정작 해야 할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 것이다.
국내 LED업계를 선도하는 서울반도체가 다른 국내 업체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와 ‘특허 침해금지’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는 서울반도체가 대부분 승소, 혹은 부분 승소했지만 상대 업체가 이에 불복해 항소가 이어지면서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특허는 어떤 경우든 침해해서는 안 된다. 당장 손쉽다고 남의 특허를 사용해도 언젠가는 이것이 특허소송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유야 어찌됐건 특허를 침해했다면 상대와 협상을 통해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는 이동전화 관련 특허를 보유한 세계적인 기술기업들이 휴대폰 업체를 상대로 특허공세를 하는 바람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허침해는 금전적인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수출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속적인 기업성장에도 발목이 잡히는 것이다.
국내 LCD업계라고 다를 게 없다. 당장 소송을 당한 업체는 특허분쟁이 해외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특허소송이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이런 소송이 오래 가면 국내 업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로 인한 반사이익이 우리의 경쟁업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당장 국내 업체 간의 소송이 계속되자 일본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니 유념해야 할 점이다. 세계 시장의 60% 정도를 잡고 있는 일본 니치아는 최근 몇 년 동안 LED 원천특허의 국내 등록을 추진중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무더기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일본업체의 움직임에 대만 업체들은 LED 관련 협의조직을 만들어 공동 개발과 동반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대비되는 점이다.
우리가 국내 업체 간 소송으로 세월을 보내면 결국 차세대 광원으로 부상하는 세계 LED시장에서 우리 업체의 입지는 좁아질 수 있다. 우리가 경쟁력을 높여 일본을 추월해야 할 시점에 국내 업체 간 소송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보다는 국내 LED산업의 미래를 위해, 특허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새롭게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는 특허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우선 원천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방어다. 로열티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길은 독자 기술을 개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독자 기술이 있어야 새로운 상품을 남보다 먼저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또 국내 업체끼리 공동 기술 개발이나 동반 시장진출 등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설령 외국업체와 특허분쟁이 발생해도 우리 업체들끼리 협상정보를 교환해 공동 대응할 수 있다. 특허 라이선스 협상은 가장 유효한 카드다.
물론 기술개발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비해 자신있는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최단 시일 안에 확보하지 못하면 상당 기간 로열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국내 업체 간 특허소송은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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