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VS 게임 최고를 찾아라](10)`창세기전` 대 `씰`

RPG는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장르다. 이는 ‘창세기전’과 ‘씰’이라는 걸출한 국산 RPG 게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두 게임은 모두 뛰어난 게임성을 갖췄음에도 하나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반면 다른 하나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준다.

소프트맥스가 95년 12월 출시한 ‘창세기전’은 국내 최초의 전략시뮬레이션롤플레잉게임(SRPG)으로 시장에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 회사는 이에 힙 입어 이후 ‘창세기전2’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 ‘창세기전3’ 등 속편을 계속해서 발매했는데 이 시리즈는 단일 품목으로 무려 70만장이라는 전무후무한 판매실적을 올렸다.

특히 창세기전 시리즈 중 외전으로 98년 발매된 ‘서풍의 광시곡’은 원시나리오와 뒤마의 소설 ‘몽테크리스토백작’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탄탄한 스토리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중세 팬터지풍의 창세기전 시리즈는 방대하고 치밀한 물고물리는 스토리 라인에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독특한 전투시스템과 중독성있는 게임 플레이로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내며 게이머들한테 ‘RPG하면 창세기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게이머들은 이 게임이 당시 한수준 높아진 국산 RPG의 수준을 입증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씰’은 ‘창세기전’보다 늦은 2000년 4월에 출시됐다. 예언과 운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선택한 이 게임은 역시 탄탄한 스토리 때문에 출시전부터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으며 대박을 예고했던 게임이다.

‘씰’은 주된 스토리 외에도 100여가지에 달하는 서브 스토리를 갖추고 있어 이를 해본 게이머들로부터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평을 받았다. 이 게임은 이외에도 일본 게임과는 차별화된 특유의 일러스트와 높은 자유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밖으로 참담한 것이었다. 게임이 발매 후 얼마 안돼 당시 극성이던 와레즈를 통해 불법 복사본이 대량 유통됐기 때문이다. ‘씰’은 잘만들어졌지만 시대를 잘못만난 것이었다. 하지만 ‘씰’은 이 게임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씰온라인’으로 부활해 아직도 여전히 많은 게이머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소프트맥스 역시 조만간 ‘창세기전’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다고 한다.

두 게임모두 ‘불멸의 명작’인 셈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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