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어서 더 재미있어요

이제 우리나리에서 게임은 곧 온라인 게임과 동의어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만 제 대접을 받는 국내 상황은 기존 패키지 게임마저 온라인 게임으로 변신시키는 위세를 떨쳤다. 바로 ‘씰 온라인’ ‘카르마 온라인’ ‘열혈강호 온라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대항해시대온라인’ 등과 같은 게임이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변신한 케이스다.

이 같은 게임들은 패키지였던 전작의 세계관은 그대로 계승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유의 맛과 재미를 갖췄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게임들을 살펴본다.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변신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바로 기존 게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기존 장점은 나름대로 살리면서 더욱 알찬 내용과 다양한 재밋거리를 갖췄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이 PC패키지 게임들로 PC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온라인화가 상대적으로 쉬웠다는 부분도 있다. 반면 콘솔게임의 경우 플랫폼이 다르고 키보드나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 보다는 조이스틱 등 전용 컨트롤러가 필요해 아직 온라인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패키지 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변신한 국산 게임은 ‘카르마 온라인’와 ‘씰 온라인’, ‘열혈강호 온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 게임으로는 ‘WOW’와 ‘대항해시대온라인’ 등이 있다. 이들 게임은 패키지게임으로 크게 성공한 것들로 게임성을 이미 검증받았기 때문에 온라인화되면서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패키지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변신한 게임들이 아직은 많지 않지만 숱한 패키지게임 명작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환생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흘러간 고전에서 ‘돌아온 명작’으로 선보일 게임들을 기다려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 환골탈태로 인기몰이

드래곤플라이가 지난 97년 처음 출시한 PC게임 ‘카르마’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게임은 당초 RPG로 만들어졌으나 2002년 온라인으로 변신하면서 1인칭 슈팅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당시에는 MMORPG 게임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상황이어서 이 회사의 시도는 상당한 모험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카르마 온라인’은 출시되자마자 게이머들이 몰려들어 일인칭슈팅(FPS) 게임은 온라인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인식을 완전히 뒤엎었다. 1세대 온라인 FPS 게임으로 대접받는 이 게임은 이듬해 4월 한때 8만6000명이라는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해 온라인 게임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카르마 온라인’은 특히 기존의 FPS 게임과는 달리 팀 대결 시스템을 도입한 데다 전쟁사 고증을 통해 세계 2차대전의 시대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드래곤플라이는 이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차기작 ‘스페셜포스’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현재 PC방 순위 1위를 달리며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씰’의 변신 또한 놀랍다. 2000년 4월 출시된 이 게임은 탄탄한 스토리 때문에 출시 전부터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관심을 끌었지만 와레즈 때문에 실패한 비운의 게임으로 예언과 운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진 게임이다.

하지만 ‘씰온라인’은 원작의 세계관은 그대로 계승하는 대신 기존의 무거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이른바 ‘개그 액션 RPG’로 만들어졌다. ‘고마해라. 마이뭇다’ ‘아야, 왜 때려 엄마한테 이를 거야’ 등 몬스터들이 툭툭 던지는 멘트가 눈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체력이 떨어지면 길바닥에 이불을 덮고 곯아떨어지는 캐릭터의 모습도 깜직하다.

‘씰 온라인’은 상용화 100일만에 15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대성공을 거두며 패키지 때의 설움을 단번에 씻어냈다.

# 패키지의 장점은 그대로

‘열혈강호’는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패키지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획기적인 변신으로 인기를 모았던 ‘카르마’나 ‘씰’과는 달리 패키지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았다.

이 게임은 만화인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퀘스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콤보시스템이 재미를 주었던 패키지 게임처럼 기본타 외에 분노타, 승직연타, 결정타 등의 7가지의 다양한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소위 말하는 손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지난 2003년 10월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실시하던 당시 ‘WOW’의 여파로 대부분의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이용자 감소로 허덕이던 악조건 속에서도 동시접속자수 10만 총회원수 300만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 외산 패키지에도 영향

국내 온라인 게임의 강세는 외산 패키지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블리자드는 유명 실시간 전략게임인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그대로 계승한 ‘WOW’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게이머가 워크래프트의 영웅 중 한명이 돼 세계를 탐험하면서 드넓은 대지에 펼쳐진 각종 임무를 수행하도록 해 마치 ‘워크래프트’의 전장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 MMORPG 시장에 일파만파를 불러온 이 게임은 아직까지도 PC방 점유율 기준 톱10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리니지’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도 많은 고정팬을 확보한 일본의 유명 RPG인 ‘대항해시대’도 최근 ‘대항해시대 온라인’으로 변신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16세기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중세 유럽의 함선은 물론 선박과 의상 등 다양한 아이템이 역사적 고증에 의해 그대로 재현돼 재미를 준다.

앞으로 어떤 유명 패키지가 온라인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점쳐보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닐까.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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