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기업 `신보 출연금` 세제 혜택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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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가 기업의 신용보증기관 출연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달 초 SK텔레콤이 신용보증기금에 20억원을 출연하는 내용의 협약식 모습.

정부는 대기업들이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할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최근 SK텔레콤으로부터 20억원의 출연금을 받기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본지 10월7일자 1, 3면 참조

20일 정부 및 관계 기관에 따르면 재경부는 기업의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출연금을 법인세법상 지정기부금으로 인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미 신보는 이같은 내용을 정부측에 건의했다.

대기업의 출연금이 지정기부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인세법 시행규칙 18조의 지정기부금단체에 신보가 포함돼야 한다. 현재 지정기부금단체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적십자사,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 등 40여개 기관이 등록돼 있다.

재경부 법인세제과 관계자는 “신보와 유사한 몇 곳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올라가 있다”며 “운영실태 등에 대해 신보 측과 협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내부 검토가 얼마나 걸릴 것인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시행규칙만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르면 연내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시행규칙을 개정하기 위해선 부처 협의·법제사법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관련 조항에 기관 한 곳을 추가하는 것이어서 재경부의 입장만 정리되면 큰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재경부가 이번 신보의 건의 내용을 법제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보가 재경부의 산하기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년 이후 정부의 출연금 규모를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작년과 올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잇따라 제기한 정부의 과다 신용보증 문제점을 정책에 반영, 정부의 출연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신보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재계의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출연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신보에 이어 정부 산하 양대 신용보증기관인 기술보증기금도 동조할 가능성이 높아 대기업의 출연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욱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SK텔레콤이 신보에 출연키로 한 후 이 자금을 바탕으로 SK텔레콤의 협력사를 지원하는 것은 민관 공동의 대중소기업 상생 모델”이라며 “세제 혜택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기업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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